
도시전체 지역별 불균형 심화
낙후 마을·섬 등 소외층 배려
지자체 공동사업 시너지 기대
낮은 자세로 시민소통에 온힘
"문화가 흐르는 도시 인천을 만들기 위해 인천문화재단의 모든 직원과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지난해 12월 7일 취임한 최진용(70)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취임 이후 2달 남짓한 기간 재단 업무파악과 고향 인천을 제대로 알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모두 쏟아 부었다"면서 "인천의 모든 시민이 문화를 체감하는 삶을 살게끔 노력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최 대표이사는 고교를 졸업하고 오랫동안 인천을 떠나 있었다. 40여 년 만에 고향에서 일하게 된 그는 "최근 다시 인천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옛날보다 더 문화적으로 침체 된 것 같아 가슴이 아팠다. 왠지 모를 자책감도 들고 마음이 불편했다"고 말했다.
과거 사람들로 북적이고 젊은이들의 약속장소로 사랑받았던 인천의 간판 서점 '대한서림'은 어느덧 초라한 작은 책방으로 변해버렸고, 인파로 북적이던 배다리 헌책방 골목도 옛날과 비교하면 한적하기 짝이 없었다는 것이다.
지역별 불균형도 심해져, 그가 태어나고 자란 구도심은 몰라보게 활기를 잃었고, 반면 송도신도시는 몰라보게 성장했다. 하지만 이렇다 할 '문화'가 느껴지지 않는 것은 구도심이나 신도심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지역에서 미술·음악 등 특정 장르의 예술이 활성화하고 품격있는 공연이 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도시 전체가 문화적 활기를 잃은 것 같아 안타깝다"며 "낙후된 구도심이 다시 살아나는 기틀을 만들고, 신도시에 품격을 입히는 일이야말로 문화재단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올 한해 계획한 많은 일을 소개했다. 특히 문화소외계층이 많이 사는 구도심의 낙후된 마을과 섬 등에 대한 배려를 많이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이사는 "모도·신도·시도 등에서는 조각과 음악, 만화 등으로 섬에 활기를 불어넣을 방법을 구상 중이고, 무의도에는 인천이 배출한 극작가 함세덕을 기리는 연극축제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화재단이 '혼자서' 일하기 보다 인천관광공사나 옹진군, 강화군 등 지자체와 적극적으로 손을 잡고 공동으로 사업들을 추진해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이러한 일이 성과를 거두려면 무엇보다 인천문화재단이 신뢰받는 기관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며 재단이 먼저 변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최 대표이사는 "문화재단 직원은 '목이 뻣뻣하다'는 농담 아닌 농담을 자주 듣곤 한다"며 "이러한 일이 없도록 더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시민과 소통하는 친근한 문화예술 지원 기관이 될 수 있도록 전 직원이 변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