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잇단 취소 올 기항 45차례뿐
지난해 예상치 3분의 1 수준 불과
인프라 모자라 주변지역 '황무지'
국내 홍보부족·대중관계 악재도
인천 크루즈산업이 전성기도 맛보지 못한 채 암흑기에 접어들었다.
인천 관광산업의 또 다른 한 축으로 자리잡을 것이란 기대를 모았지만, 국내 관광객의 인식 부재와 인프라 부재, 홍보 미흡, 운영 미숙 등 총체적 부실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모처럼 추진했던 인천 모항 크루즈가 취소(경인일보 2월 7일자 7면 보도)된 데다 중국발 크루즈마저 취소가 이어지면서 올해 기항 횟수는 45차례에 그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예상했던 120 항차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이날 출항하려 했던 모항 크루즈 취소는 인천 크루즈산업의 부실한 단면을 보여준 사례다.
전문가들은 인천 크루즈 관광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큰 걸림돌은 인천이 부산과 제주보다 기항지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지 않다는 데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취소된 크루즈의 경우 6박 7일 동안 중국 상하이와 일본 가고시마를 거쳐 다시 인천으로 돌아오는 코스였다.
부산의 경우 중국·일본·러시아 등을 경유하는 크루즈 운영이 가능하지만, 인천은 항해 시간 등을 고려하면 중국·일본 이외의 국가를 기항하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또 국내 관광객의 인식과 홍보 부재의 심각성도 제기했다. 연간 국내 크루즈 관광객은 3만명 정도다. 이번 모항 크루즈를 추진했던 (주)투어컴크루즈도 취소 이유로 '모객 부족'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경기 침체, 국내 정세불안, 중국과의 불편한 외교관계 등 악재마저 잇따랐다.
크루즈 관련 항만 인프라도 문제다. 인천항은 크루즈 전용부두와 터미널을 건설하고 있지만, 오는 2018년 말에나 완성될 예정이다. 앞으로 2년 가까이 임시 크루즈부두를 이용해야 한다. 이날(7일) 임시 개장하려 했던 크루즈 전용 부두도 관광객을 맞이하기엔 부족한 점들이 많다는 지적이다.
크루즈 부두와 진입로는 포장이 이뤄졌지만, 주변은 관광 인프라나 편의시설조차 개발되지 않은 채 황무지 상태다. 당장 크루즈를 타고 외국 관광객이 찾아오더라도 인천의 첫인상은 '공사 현장' '황무지'인 상황이다.
인천재능대학교 호텔관광과 안택균 교수는 국내 관광객의 인식 부재를 지적하면서 "크루즈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홍보와 관련 기관과의 공조가 필수적"이라며 "인천의 경우에는 수도권을 배후에 두고 있다는 점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인프라와 자체 콘텐츠를 확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인천항 크루즈 유치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한중 관계로 인해 유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크루즈 부두 인근 지역이 공사 중인 곳이 많지만, 터미널이 완공되면 관광객을 위한 다양한 편의시설이 들어서는 등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