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0801000601300028271

미국 연예인들과 트럼프 대통령은 앙숙이다. 영화 '분노의 주먹' 등으로 유명한 원로배우 로버트 드 니로(Niro)는 대선 막바지인 작년 10월 '트럼프의 얼굴에 분노의 주먹을 날리고 싶다'고 했다. 캘리포니아 주 지사를 지낸 명배우 슈워제네거는 또 엊그제 헬스 전문지 '맨스 저널'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얼굴을 테이블에 처박아 박살내고 싶다'고 말했다. 2007년 시작된 NBC 프로 'Celebrity Apprentice(유명인 견습생)'는 트럼프회사 입사자 선발 서바이벌 프로로 트럼프가 진행을 맡아 시청률이 높았다. 그런데 트럼프의 당선 후 진행자가 슈워제네거로 바뀌면서 시청률이 떨어지자 '그는 망가졌고 완전히 끝났다'고 비아냥거렸다. 그러자 슈워제네거가 격노, 막말을 했고 트위터에 비디오를 올려 제안했다. '트럼프! 좋은 생각이 있다. 우리 서로 일을 바꾸면 어떻겠나? 당신이 시청률 전문가니 다시 프로를 맡고 나는 대통령 직을 맡는다면…'.

지난달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서 애국가를 부른 가수는 16세 신출내기 자키 에반코였다. 4년 전 오바마 2기 취임식 때 국가를 부른 비욘세(Beyonce)와는 지명도에서 비교가 안 됐다. 팝의 디바 셀린 디온(Celine Dion), 영국 출신의 세계적 팝스타 엘튼 존 등 스타들이 모두 대통령 취임식 초청을 거절한 결과였다. 트럼프는 유명 여배우 메릴 스트립(Streep)과도 설전을 벌였다. 대통령 취임식 바로 그날 LA의 골든 글로브 상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수상한 그녀가 인사말 끝에 트럼프를 비난한 거다. 뉴욕타임스의 지체부자유 기자(Kovaleski)를 팔을 휘둘러가며 흉내 낸 건 있을 수 없는 망발이라고. 그러자 트럼프는 '그녀의 유명세는 다분히 과장된 것'이라고 받아쳤다. 마이클 무어(Moore) 감독은 트럼프 취임식 전날 트럼프호텔 앞 반대 시위에 앞장섰고….

연예 스타들의 비난에 일일이 대꾸하는 대통령이라니, 얼마나 좀스럽고 쩨쩨한가. 그런데 대통령에게 그런 폭언까지도 자유로운 나라 또한 미국이다. 그 점 한국도 선진국인가. 2015년 12월 태국 군정은 국왕과 그의 애견 모욕죄로 한 공장 직공에게 금고 37년을 선고했다. 국가원수 모독죄가 있는 나라도 다수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