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글로벌기업 유입 차단 등
점점 심해지는 '反 세계화시대'
우리에게 4차 산업혁명은 기회
일자리 창출·사회대타협 위한
거버넌스 개혁에 적극 나서야

미국처럼 국부를 늘리기 위해 자국의 수출을 촉진하고 수입을 억제하겠다는 정책은 18세기까지 유행했던 중상주의로 회귀하자는 의도이다. 이는 세계 경제 질서와 자본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선택이다. 한편 중국은 자유무역의 수호자임을 자랑한다. 하지만 뒤로는 알리바바 등 자기네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구글,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기업이 들어오지 못하게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미국사드의 한국배치 결정에 중국은 한국에 대해 대국답지 않은 치졸한 짓들을 펼치고 있다.
이런 반세계화 시대를 어떻게 헤쳐 나아가야 하는가가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우리 경제는 몸집이 커지자 성장과 공동체 발전 간의 괴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성장의 과실이 전 국민에게 골고루 나타났다. '잘살아 보세'라는 염원이 성취된 것이다. 이것이 트릭클 다운(trickle down)이나 스필오버 (spill over)라고 불리는 낙수효과 덕분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좌경화된 경제시스템으로 인해 성장의 파이가 한 쪽으로 쏠리게 되었다. 게다가 무능하고 부패한 정권이 경제정책을 좌지우지하면서 국가의 곳간이 거덜이 나고, 부가 일부계층에게만 편중되게 된 것이다. 새로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우리의 국가경제는 그 권력집단의 경제정책의 실험장이 된다. 정권마다 원칙 없는 파편적인 경제정책이 제시되면서 수많은 시행착오가 발생되어 온 이유이다. 이를 두고 오죽하면 서울대 장덕진 교수는 정권과 정당을 싸잡아 '유랑 사기단'이라고 말했을까. 5년에 한 번씩 새로운 집단이 들어와 한 탕하고 떠나는 조폭집단과 유사하다.
산업의 지형도 역동적으로 변하고 있다. ICT기술발전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4차 산업혁명이 바로 그 것이다. 지금 경제는 우버 모멘트(우버(uber)택시처럼 새로운 기술이나 기업의 등장에 따라 기존산업의 체계가 바뀌고 위협을 받는 순간)로 바뀌어가고 있다. 세상이 소유에서 공유 또는 사용으로 바뀌어 간다는 의미이다. 이로 인해 상품의 생산이 갈수록 줄어들게 된다. 가뜩이나 실업률이 높은데 일자리가 점점 더 줄어들 것이다.
지금부터는 어떻게 저소득층의 삶의 질을 높이느냐가 관건이다. 그들을 위해 사회적 자본을 어떻게 배분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포퓰리즘에 뿌리를 둔 퍼붓기식 혜택을 주는 정책은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 규제와 제도를 개선하여 진입(청년창업 등) 장벽을 낮춤으로써 자유로운 경쟁이 일어나도록 하고 이 과정에서 나오는 사회적 비용에 대해 정부가 어떤 식으로 부담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박근혜정부가 창조경제센터를 만들어 몇몇 대기업 주도로 운영하게 한 일은 크게 잘 못된 정책이다. 4차 산업혁명은 작지만 강점이 있는 수많은 벤처들이 모여서 일어나는 것이다.
반세계화, 고령화, 내수불황, 가계부채로 한국경제가 복합위기이다. 이런 상황에서 반세계화와 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회이다. 기존의 포퓰리즘적 정치경제체제를 혁신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사회대타협을 도출하기 위한 거버넌스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원제무 한양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