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대 반기문을 겨냥, '대선 후보 자격도 65세로 제한하자'는 넋 빠진 국회의원이 있어 논란거리가 되더니 '65세 노인' 기준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다. 서울메트로 등 16개 도시철도가 65세 이상 무임승차 무효소원을 헌법재판소에 낸다는 거다. 지하철 승객의 3분의 1이 노인 무임승차로 연간 손실액이 5천억원인데도 정부 지원은 없고 노령인구는 점점 늘기 때문이다. 대한노인회가 노인 기준을 70세로 올리는 문제를 공론화하기로 한 건 2015년 5월이었지만 65세는 너무 젊다. 이애란의 노래 '~못 간다고 전해라'도 60세는 너무 젊고 70세도 아직 할 일이 많아 저승에 못 간다는 거 아닌가. '고희(古稀)'라는 말도 당장 100~120세로 올리거나 버려야 할지도 모른다. 8세기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가 '취장(曲江)'이라는 시에서 읊은 말이 '人生七十古來稀'였다. '취장'은 광둥(廣東)성을 흐르는 강이다.
100세 시대다. 영국의 유명한 록 밴드 '롤링 스톤즈(구르는 돌들)'의 보컬 믹 재거(Jagger)는 작년 12월 뉴욕에서 73세에 8번째 자식(아들)을 얻었다. 부인은 29세. 그는 전처 4명과의 사이에서 자녀 7명과 손자 손녀 5명을 두었고 2014년엔 증손까지 나왔다. 그 증손자가 작년에 태어난 아들보다 두 살이나 많다. 스페인의 대부호, 명문 귀족인 알바(Alba) 공작부인은 85세인 2011년 10월 35억 유로(약 5조4천억 원)의 재산을 자녀들에게 물려준 뒤 61세의 시청 공무원 알폰소 디에스와 세 번째 결혼을 했지만 2014년 11월 88세로 숨졌다. 나치스 독일의 선전 담당 괴벨스의 비서였던 브룬히르디 폼제르가 평생 회한(悔恨)으로 살다가 106세로 타계한 건 바로 지난달 30일이었고 105세 로베르 마르샹이 파리 교외 22.547㎞ 자전거 경주에서 신기록을 세운 건 지난달 4일이었다고 CNN이 전했다.
아득한 옛날, '막힌 아무개 놈'이라는 뜻의 '杜甫' 시인이 만든 '고희'라는 말은 폐기 감이고 노인 기준 연령도 70세로 올리는 게 시대적 명제다. 지하철 65세 무료승차 문제 역시 헌재에서 어떤 결론을 낼지가 관심거리다. '촛불이냐 태극기냐'도 냉큼 결론내야 하고 이래저래 해결사 헌재만 바쁘게 생겼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