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를 코앞에 둔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한 중학교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학부모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특히 다음 주에는 200여 명의 학생이 학교에서 배치고사를 볼 예정이지만, 인천시교육청은 뚜렷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16일 오후 2시께 찾아간 인천예송중학교 운동장에는 대형 롤러가 돌아다니며 운동장에 흙을 평평하게 하고 있다. 별관으로 들어가는 계단에서는 인부들이 용접 작업을 하고 있었고, 다른 인부들은 건물 내부로 자재를 나르고 있었다.
학교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입구에서부터 매캐한 페인트 냄새가 코를 찔렀다. 20분이 지나자 잔기침이 나고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였다. 복도 바닥은 새하얀 먼지로 뒤덮여 있었고, 전기 스위치나 콘센트가 설치되지 않아 전기선이 벽을 뚫고 나와 있었다. 교실 내부는 책상이나 의자, 교육 기자재 하나 없이 텅 비어있었다.
올해 개교하거나 이전하는 첨단초등학교와 세무고등학교 등은 이미 공사를 마무리했고, 교사들이 새 학기 수업 준비에 한창이다. 하지만 예송중학교는 공사가 계속되는 데다 교육 기자재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아 학교 내부 정리는 물론이고 새집 증후군 완화 작업은 꿈도 못 꾸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은 민원을 제기하는 등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다음 달 아들이 입학 예정인 이경아(45·여)씨는 "학교를 가보니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고, 계단이나 벽은 마감이 제대로 돼 있지 않은 데다 페인트 냄새 때문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라며 "일반 가정집도 최소한 이사하기 2~3주 전에는 내부 공사를 끝마치고, 환기를 시키거나 청소를 하는데 수백 명의 학생이 공부하는 공간을 이런 식으로 준비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5일 예송중을 방문한 인천시의회 교육위원회 의원들도 개교 준비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인천시의회 신은호 교육위원장은 "아직 공사가 마감되지 않아 새집증후군 등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할만한 부분이 많아 보였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오는 21일에는 1학년 학생 233명이 반 배치를 위한 시험을 치르지만, 학교나 시교육청은 교실만 정리하고 진행하겠다는 방침이어서 학부모들의 걱정이 많아지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예송중학교는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로부터 기부채납 받은 학교로 NSIC 내부 사정에 의해 공사 착공과 시공이 늦어지면서 일정이 지연됐다"고 해명하고 "개교 전까지는 공사를 끝마치고, 학생들이 정상적으로 수업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