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이 사실상 고등학교 저녁 급식을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세워 도내 70% 이상의 공립 고교가 동참키로 한 가운데, 기숙사를 운영하는 학교 중에서도 14곳이 석식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19일 도교육청이 작성한 '2017년 3월 공립고교 석식 실시 여부' 자료에 따르면 전체 공립 고교 333곳 중 238곳(71%)이 저녁 급식을 제공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 중 기숙사를 운영 중인 학교 59곳 가운데 의왕고, 병점고, 이천고, 시흥고 등 14곳도 저녁 급식을 않기로 했다. 이에 3월 새 학기가 시작되면 당장 저녁 식사 해결에 불편을 겪는 기숙생과 학부모 반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도교육청은 이들 학교가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자율적으로 내린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도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전달한 '급식운영 방향'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학부모는 "식재료를 저녁까지 보관하면 식중독이 우려된다며 점심만 제공하라는데, 오히려 저녁 급식이 폐지되면서 기숙생들의 저녁을 외부 위탁급식에 맡기게 됐다"며 "부모 입장에서는 학교가 직영으로 급식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믿음직스러운데 걱정이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바른정당 이동화(평택4) 의원도 "14개교의 기숙사 학교 학생들은 대체 어떻게 저녁을 해결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석식 희망 인원이 적을 경우 단가가 오르는 등의 부담이 있기 때문에 학교별로 인근 식당을 이용하거나 도시락으로 대체하는 식의 방안을 준비 중"이라며 "3월 개학 이후 석식을 원할 경우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다시 석식 여부를 결정토록 했다"고 말했다.

/강기정·신선미기자 ssunm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