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양주의 한 골프장 건설현장에서 예고도 없이 이뤄진 암반 발파작업으로 인근 아파트 유리창 수십여장이 날아든 돌들에 의해 깨지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남양주/이성철기자·lee@kyeongin.com
 환경파괴를 우려하는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 골프장건설이 허가돼 마찰을 빚고 있는 남양주시의 한 골프장 건설현장에서 기본적인 안전수칙조차 지키지 않은 채 발파작업을 강행하다 파편에 맞아 주민들이 크게 다치고 집이 훼손되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주민들은 안전불감증이 빚은 인재(人災)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피해 상황
 지난 27일 오전 8시40분께 남양주시 진건면 D골프장 건설현장에서 암반 발파작업중 파편들이 70여m 떨어진 S아파트단지로 날아왔다.
 이 사고로 주민 하모(31·여)씨가 다리에 깨진 유리와 돌에 맞아 부상을 입었고, 하씨의 딸 김모(5)양과 백모(72·여)씨 등 3명이 발파 굉음에 놀라 인근 현대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또 이 아파트단지 3개동 8가구 베란다 유리창이 깨지고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 3대가 파손됐으며 굉음과 함께 지름 10㎝크기의 크고 작은 돌멩이 수십개가 아파트 유리창을 뚫고 날아와 주민 50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부상한 하씨의 남편 김모(32)씨는 “갑자기 펑하는 소리와 함께 돌멩이 수십개가 베란다 유리창을 뚫고 들어와 집안이 마치 폭격을 맞은 듯 거실이 엉망이 됐다”며 “발파작업에 대한 사전 통보나 안내방송도 들어보지 못했다”고 격분했다.

 ◇안전불감증이 부른 인재
 발파작업은 당초 오전 10시부터 예정됐으나 비가 내린다는 예보를 접한 작업팀이 오전 8시30분께 작업을 앞당겨 시작했고, 빗방울이 떨어지자 천둥과 낙뢰에 의한 자연폭발을 우려해 다급한 나머지 안전망 설치나 사전 안내방송도 하지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8시40분께 발파작업이 시작됐고 폭발이 일어나면서 파편들이 아파트단지로 날아 간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비가 올 경우 천둥이나 번개로 인해 자연 폭발할 가능성이 높아 발파작업을 하지않는 기본적인 안전수칙조차 무시한 인재(人災)였다.
 사고당일은 경기·중부지방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언론에 보도됐으나 일시적으로 비가 그친 틈을 타 무리한 발파작업을 강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환경파괴반대 무시한 골프장건설
 남양주시 오남읍 오남리 일원에 건설되고 있는 D골프장은 9홀(34만9천193㎡) 규모로 스키장 4면(34만9천870㎡)과 함께 건설되고 있으며 현재 70%의 토목공사 공정률로 2008년 7월 완공예정이다.
 골프장 인근에는 2천500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있고, 천마산자락에 위치한 데다 녹지보전 상태가 좋아 동물의 서식지이자 주민들의 산책로로 애용되는 곳으로 허가신청때부터 환경파괴와 교통난 등을 들어 주민들이 골프장건설을 반대해왔다.

 특히 골프장건설 현장과 아파트 거리는 불과 50m인데도 경계지역에 울타리 형태의 공사장 휀스가 설치됐을 뿐 재해안전대책시설이 전무한 실정이다.
 시는 공사중지명령을 내릴 예정이나 골프장 현장의 경우 사고지점부터 정상부근까지 현재 벌목과 홀 조성 공사가 진행중이어서 집중호우시 산사태가 날 것을 우려, 최종 결정을 미루고 있다.
 
=남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