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청 "학교부족" 협의 거부
8공구 A1블록 사업 사실상 스톱
인천시 대출금 수천억 채무보증
상환기일 임박 유동성위기 우려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내 학교부족 문제로 인한 신규 아파트사업 중단 사태(1월 20일자 1면 보도)가 장기화하면서 인천시가 수천억원대 금융권 채무를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2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인천 송도국제도시 8공구 A1블록에서 추진되는 3천100세대 규모 지역주택조합 방식 아파트 사업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아파트 사업을 추진하려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서 주택건설사업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인천시교육청이 A1블록 학생을 수용할 학교가 없다며 이와 관련한 협의를 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A1블록은 인천시가 지난 2012년 교보증권컨소시엄(싸이러스송도개발)에 매각했다가, 2015년 교보증권 측의 리턴(환매)권 행사로 다시 산 땅이다.
시는 이때 다시 산 A1블록을 인천도시공사에 매각했고, 공사는 해당 토지를 신탁사에 맡기고 신탁사로부터 대출을 받는 방식으로 환매 자금을 마련했다.
시는 이 과정에서 대출금에 대한 신용공여(채무보증)를 제공했다. 추후 신탁사가 토지매각을 통해 대출금을 상환하는 구조다.
문제는 대출금 상환기일(3월 5일)이 코앞까지 다가왔는데, 사업 중단으로 인해 상환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A1블록 사업자인 센토피아송담하우징주식회사는 PF(프로젝트 파이낸싱)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 토지잔금 3천460억원(전체 토지매각 대금 4천620억원)을 신탁사에 줘야 하는데, PF 필수 요건인 주택건설사업 승인은 학교문제로 어려운 상황이다.
센토피아송담하우징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금융기관과 잔금 대출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는데, 막바지에 외부적 요인(학교 문제)으로 늦어지고 있다"며 "하루하루 상황이 달라지다 보니 일단은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송도 A1블록 등 학교 신설여부를 판단하는 교육부의 중앙투융자심사위원회(중투심)는 오는 4월 예정돼 있다. 대출금 상환기일 이전에 학교문제를 매듭짓고, 사업승인이나 PF를 받기는 불가능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인천시와 사업자 측은 "시교육청에서 우선 사업승인 협의를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시교육청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4월 중투심에서 학교신설 승인이 난다고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협의해 줄 수는 없는 것"이라며 "4월 중투심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대출금 상환이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 채무보증을 한 인천시가 수천억원대의 대출금 상환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업계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인천시가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현기기자 h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