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만년설
기후 온난화로 인해 지난 2015년 봄 하얗게 덮였던 설산과 고산 언덕들(왼쪽)이 2년 만에 다시 찾으니 눈이 녹아 황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종화기자 jhkim@kyeongin.com

눈 위 텐트쳤던 자리 메마른 땅 드러나 먼지만
곳곳에 쓰레기 나뒹굴고 생활 오수 '자연 파괴'
풍광 좋은 곳마다 건물 들어서 대원들 아쉬움

히말라야를 트레킹하며 모든게 행복했던 건 아니다.

고산 트레킹 기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됐던 만년설과 빙하가 기후 변화로 인해 사라지고 있는 모습은 대원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만년설과 빙하가 녹은 자리에는 메마른 땅만이 드러나 있었다. 대원들은 메마른 땅에서 발생한 먼지로 인해 트레킹 기간 동안 고산에서 버프(마스크)를 착용하고 걸어야 했다.

2년 전 네팔 대지진 당시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서 로체 등반을 위해 훈련을 하고 있었던 이정현 탐험대장과 조국현 팀장(행정·장비) 조차도 너무나 달라진 히말라야의 모습에 당황해 했다.

조 팀장은 "2년 전 방문했을때 4천900m에 있는 로부제피크 베이스캠프에는 눈이 가득해 텐트를 눈 위에 쳤었다. 그리고 그 주변 5천m대 산들도 하얀 모습이었는데 지금 눈이 없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은정(16·여) 대원도 "히말라야에 가면 빙하와 만년설을 만져 볼 수 있다는 기대를 했지만 메마른 땅과 너덜지대만이 기다리고 있었다"며 "언론을 통해서 접했던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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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온난화로 인해 히말라야 설산과 고산 언덕들이 눈이 녹아 황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종화기자 jhkim@kyeongin.com

이뿐만이 아니다.

너무 많은 관광객이 몰리지만 정작 쓰레기 청소와 같은 자연환경에 대한 보전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안타까웠다.

쓰레기가 여기저기 버려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생활 오수가 아무런 정화 없이 흘러 들어가고 있었다.

또 풍광이 좋은 곳에는 건물들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는 모습에서 자연 그대로 지켜져야 하는 히말라야가 상처를 받고 있는 것 같아 대원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김현겸(16) 대원은 "이곳에 사는 사람들과 관광객들을 위해 여러 시설물들이 지어져야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자연보호도 함께 이뤄지며 진행됐으면 하는 생각을 해 봤다"며 "다음에 왔을때는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히말라야가 아름다운 곳으로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종화·김영래기자 jh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