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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호 남양주시 탁구협회장
커져 가는 남양주가 수도권 베드타운이 아닌 자족 기능을 갖춘 도시로 탈바꿈하려면, 지역민이 함께 땀 흘리며 동질감을 체험할 수 있는 클럽스포츠가 활성화돼야 한다.

필자는 일터가 서울이다. 하루의 대부분은 서울에서 보내고 저녁이 되어서야 남양주에 들어선다. 필자가 동네 탁구클럽을 처음 갔을 때에는 지금의 남양주 탁구협회장이라는 역할까지 하게 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했다.

동네(오남·진접) 클럽에서 탁구를 시작하기 전 남양주는 그저 잠만 자는 집이 있는 곳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많은 것이 변했다. 탁구클럽에 처음 갔을 때 이웃들은 그저 한 동네 사는 아저씨들이었는데 이제는 친한 형·동생이 되었고 가족처럼 의지하고 신뢰할 수 있게 됐다. 이제는 남양주가 내 삶의 중심이 된 것이다. 조금이라도 빨리 일을 마치고, 남양주로 돌아오려 한다.

점점 커져 가는 남양주가 베드타운(bed town)이 아닌, 시민 삶의 중심에서 살아있는 도시가 되려면 동네 사람과 어울리고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중요하다. 현재 인구 수 67만의 남양주가 100만을 넘어서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려면, 시민들에게 남양주인으로서의 자긍심을 체험하고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클럽 단위의 스포츠활동은 남양주의 사회·경제 모두를 활성화할 수 있는 초석이 될 수 있다.

남양주 탁구협회는 매년 시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크고, 작은 대회를 10여 차례 이상 개최해 오고 있다. 올해에는 전국 동호인들에게 남양주를 알릴 수 있는 다산배 전국동호인 탁구대회도 준비하고 있다. 여기의 기반은 클럽 중심의 스포츠 활동이다.

이러한 클럽 중심의 생활체육의 저력은 서로 이해관계를 떠나서 즐겁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열심히 일하고, 퇴근 후나 주말에 이웃사촌들과 가족과 함께 즐겁게 땀 흘리고, 부담 없이 동네에서 이웃과 같이 밥도 먹고 술도 한 잔 할 수 있는 자리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클럽스포츠 활동은 같은 지역의 사람들이 스포츠 체험을 통해 지역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어준다. 또한 클럽 단위로 지속적인 대회 등에 참여할 경우 규칙을 준수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시합을 하면서 책임감과 공동체 의식이 생기고, 이웃을 배려하는 도덕적, 사회적으로 지역에 대한 바람직한 태도가 육성될 수 있다.

올해도 남양주 탁구협회는 생활체육 동호인과 엘리트 선수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가고 있다. 남양주 탁구인들의 요구를 반영하여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대회와 행사를 진행한다.

앞으로 남양주는 '남양주 비전플랜 2020'을 기반으로 2020년 인구 100만의 수도권 거점 친환경 자족도시로 발전할 것으로 알고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외형적인 성장도 중요하지만, 남양주 시민들 스스로의 자긍심과 만족을 키워줄 수 있는 함께 체험할 수 있는 활동이 필요하고, 그러한 중심에 클럽스포츠가 있다고 생각한다.

/안진호 남양주시 탁구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