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29)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총상금 150만 달러)에서 우승, 골프 여제의 귀환을 알렸다.
박인비는 5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장 탄종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나흘째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9개와 보기 1개를 묶어 8언더파 64타를 쳤다.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한 박인비는 2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을 1타 차로 제친 상태에서 대회를 마쳤다.
3타 차 단독 3위인 '슈퍼루키' 박성현(24)이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홀인원을 했더라면 박인비와 동타를 이룰 수 있었지만, 그의 18번홀 티샷이 페어웨이에 떨어지면서 박인비의 우승이 확정됐다.
박성현, 미셸 위(미국),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속한 마지막 조의 18번홀 경기가 진행되던 중에 날씨가 궂어지면서 대회는 한국시간 오후 4시 현재 중단된 상태다. 미셸 위는 공동 4위, 리디아 고는 공동 9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박인비의 시즌 첫 우승이자 통산 18승은 확정이다. 박인비는 2015년에 이어 2년 만에 이 대회를 다시 제패했다.
작년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투혼의 금메달을 제외하면, LPGA 투어에서는 2015년 11월 12일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약 16개월 만의 우승이다.
부상을 털어내고 다시 정상에 올라섰다는 점에서 이번 우승의 의미가 크다.
박인비는 손가락과 허리 부상에 시달려 지난해 6월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컷 탈락 이후 LPGA 투어에 나서지 못했다.
8개월만의 복귀전인 지난주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공동 25위로 샷감을 조율한 박인비는 복귀 2주일째에 완벽한 회복을 선언했다.
박인비의 우승으로 한국은 장하나(호주여자오픈), 양희영(혼다 LPGA 타일랜드)에 이어 3주 연속으로 LPGA 투어 우승자를 배출했다.
공동 5위에서 4라운드를 출발한 박인비는 전반 9개 홀에서 버디 4개를 잡아내며 선두 싸움에 불을 지폈다.
쭈타누깐, 박성현(24), 브룩 헨더슨(캐나다) 등이 공동 선두 자리를 오르내리며 박인비를 견제했다.
그러나 박인비는 10번홀(파4)부터 12번홀(파4)까지 3홀 연속 '버디 쇼'를 펼치며 경쟁자들을 밀어냈다. 14번홀(파4)에서 추가 버디를 잡으며 단독 선두 자리를 다졌고, 17번홀(파3)에서 장거리 버디 퍼트에 성공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는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빠지는 바람에 보기를 하나 적어냈지만, 역전 우승에는 지장이 없었다.
동반 라운드를 펼친 쭈타누깐이 18번홀에서 파를 적어내면서 박인비와의 1타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평정한 박성현은 LPGA 투어에 본격 진출한 첫 무대에서 선두 싸움 끝에 상위권에 올라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디펜딩 챔피언' 장하나(25)는 공동 4위(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에 올라 있다.
유소연(27)은 공동 7위(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 이미림(27)과 최운정(27) 공동 9위(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대회를 마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