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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외래어 표기가 엉터리다. 그들의 외래어를 보면 실소와 '썩소'를 금할 수 없다. 일본식 표현은 '高高度迎擊(영격)미사이루시스테무'인 사드(THAAD)만 해도 중국서는 쌀떡이 아닌 '살덕(薩德:싸더)'이다. 그건 그래도 발음이 비슷하지만 '롯데'는 어떤가. 엉뚱하게도 '낙천(樂天:러티엔)'이다. 롯데그룹은 '러티엔지투안(樂天集團)'이고 롯데마트는 '러티엔마터(樂天瑪特:낙천마특)'다. 슈퍼마켓은 초급(超級)시장, 줄여서 '초시(超市:차오스)'고. 그런데 아직 배치 전인 사드에 대한 중국의 보복이 참으로 치사하고도 좀스럽고 다랍고 쩨쩨하다. 왜 외교 라인을 통한 정부 차원으로 항의를 못하고 롯데를 핍박하는가. 성주 사드 부지인 롯데 골프장은 이미 롯데 땅도 아니다. 그런데도 롯데 면세점 홈페이지를 해킹, 다운시키고 롯데 상품이라면 사탕까지도 수입을 금지했는가 하면 드디어 북·중 접경의 단둥(丹東) 롯데마트가 영업정지 당했다.

그들 표현대로 저제낙천(抵制樂天)→롯데에 대한 저항과 제재 작태가 도를 넘었다. 공산당계 '中國靑年報'는 지난 1일 '우리는 롯데에 대해 말한다. NO라고(我們對樂天說 不)'라는 제목의 기사까지 실었다. 롯데는 중국에 24계열사가 진출해 있고 롯데마트만도 115점포, 롯데백화점이 5곳이다. 그 24계열사의 작년 판매고는 3조2천억원이었다. 장차 롯데 피해는 상상도 할 수 없다. 그런데 어처구니없게도 웃기는 게 또 있다. 중국에 진출한 일본 대형 온라인판매 기업인 Rakuten(樂天市場)까지도 한국 롯데 계열사로 알고 거센 항의와 함께 불매운동을 벌인다는 거다. '라쿠텐'이든 '러티엔'이든 중국인 눈엔 '樂天(롯데)'만 비치기 때문이다. 롯데 피해가 공교롭게도 일본 롯데까지 미친 경우다.

정치적 이유로 무역제한 등 경제적 보복을 못하도록 한 국제적 규제 장치가 바로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이다. 그런데 중국은 2010년 노벨평화상이 중국 반체제 인사 류샤오뽀(劉曉波)로 결정되자 노르웨이 연어 수입금지로 보복했다. 중국은 劉씨를 '中國異見人士'라고 했다. 2012년 일·중 영토분쟁 때도 희토류(稀土類) 수출을 중단했고…. 사드 보복이 어디까지 갈 건가?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