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 강연
'공생 멸종 진화' 주제 특유 입담
"주변 배려 같이사는 연습" 강조
제370회 새얼아침대화가 8일 오전 7시 인천 송도 쉐라톤그랜드인천호텔 3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이날 강연에는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이 나서 '공생 멸종 진화-여섯 번째 대멸종에서 살아남기'란 주제로 마이크를 잡았다.
이날 아침대화의 주제 '공생 멸종 진화'는 탄핵과 사드, 조기 대선문제 등 정치적 혼란과 외교적 격랑 속에서 연일 가위눌리다시피 하는 참석자들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강사 특유의 입담과 주제 깊이 박혀 있는 '공생 정신'이 청중을 웃게도 하고, 저만 살겠다고 아우성인 정치권과 내 주변을 뒤돌아 보게도 했다.
이정모 관장은 멸종이 임박한 인류가 더 오래 지속하기 위해서는 다른 생명과 같이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를 위해 우리는 이웃과 함께 하는 법부터 연습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이정모 관장은 "멸종은 꼭 있어야 한다"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지금 바다에서 우리가 보는 물고기가 살고 있는 것은 5억4천만년 전 바다를 누볐던 오파비니아(Opabinia)가 멸종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이야기도 꺼냈다.
이 관장은 또 만약에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젖소도 없었을 것은 물론이고 지금의 인류 또한 없었을 것이라는 예도 들었다. 인간이 있었기에 예술도 등장할 수 있었다는 얘기도 우스갯소리로 했다.
'공생 멸종 진화 : 생명 탄생의 24가지 결정적 장면'이란 책의 저자이기도 한 이정모 관장은 그동안 지구 생명체의 역사를 1년 365일, 12개월, 24시간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지금 인류는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23시 50분을 넘어섰다고 했다. 인류의 멸종이 임박했다는 얘기다. 그것을 일러 여섯 번째 대멸종이라고 했다.
이정모 관장은 인간을 향해 경고 한마디를 던졌다. 그동안 있었던 다섯 번의 대멸종 때마다 당대의 최고 포식자는 반드시 멸종했다고 했다. 현재 지구 생명체의 최고 포식자는 뭐니 뭐니 해도 인간이다.
그동안 지구 생명체의 역사를 놓고 본다면 인류는 얼마 남지 않은 멸종의 시기 내에 살아남지 못하고 멸종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시기도 못을 박았다. 500년에서 1만년 안에 멸종할 것이라고 했다.
인간의 이기심이 이전처럼 계속된다면 멸종에 이르는 그 속도는 더 짧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한 이정모 관장은 마지막 말로 "주변을 배려하면서 같이 사는 연습부터 해야 한다"는 화두를 던지고 연단을 내려왔다.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