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이) 철조망을 치고나니 건질 것은 마늘과 보리, 감자 뿐인데 반이나 걸질 수 있을런지…"
정부가 주민들이 지난해 평택미군기지 이전부지내에 파종했던 마늘과 보리 등에 대한 수확을 허용한 가운데 작물 수확을 앞둔 22일 주민들은 수확량 걱정에 긴 한숨부터 내쉬었다.

팽성읍 대추리 주민 이정오(70) 할아버지는 "매년 6월 초부터 10일 전후로 보리 수확을 끝내야 하는데 올해는 (수확이) 너무 늦었다"며 "지난달 4일 군이 철조망을 치고나서 제때 비료 한번 못줘 보리고 마늘이고 모두 망쳤다"고 하소연 했다.

지난해 밭 3천평에 보리를 심어 50여가마(80㎏)를 수확한 이 할아버지는 "올해 마늘을 120평 심었으니까 80접은 나와야 하는데 잡초도 못 뽑고 비료도 주지못해 마늘이 도토리만큼 밖에 자라지 않았을 것 같아 수확해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강권석(67.팽성읍 대추리) 할아버지도 "보리가 물에 불면 탈곡기에 들어가지 않아 수확을 못하는데 어제 내린 비로 보리가 다 젖어 내일 수확량은 많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 할아버지는 "두달동안이나 (밭을) 들여다 보지 못해 올해는 헛농사 지은 것"이라며 "예전처럼 수확을 기대하는 건 욕심이고 아무 탈없이 밭이나 온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민대책위 김택균(42) 사무국장은 "보리수확의 경우 군이 콤바인 1대당 5명까지 작업을 허용, 주민 100여명이 철조망 내 대추리와 도두리 일대에서 콤바인과 경운기, 트랙터 등을 이용해 작업에 나설 것"이라며 "비 때문에 당초 수확 일정(21-22일)에 차질이 생겼지만 농작물 수확은 내일 오전 9시부터 시작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