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근
이홍근 화성시의회 부의장
국방부가 지난달 16일 화성호 지역을 수원전투비행장 예비이전 후보지로 발표했다. 2년 가까이 소문으로 떠돌던 내용이 현실로 확인된 것이다. 화성시와 시의회는 즉각 반대 입장을 천명했으며, 시민사회단체들도 대규모 결의대회를 개최하는 등 비타협적 저항과 분노의 거센 바람이 화성시 전체를 휘감고 있다.

수원시가 주체가 돼 추진하고 있는 수원전투비행장 이전 사업은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것이다. 본 특별법이 정한 목적이 '지원체계를 통해 이전을 원활하게 하고 이전지 주변 지역 주민들의 복리증진에 이바지한다'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반발을 불러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군 공항은 심각한 피해를 유발하게 되는 항구적 시설이기 때문이지만, 사업주체인 수원시와 국방부의 그릇된 판단에 기인한 일방적 밀어붙이기도 갈등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수원 군공항은 활주로를 중심으로 하는 전투비행장시설과 탄약고 체력단련장(군 골프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탄약고 부지만 행정구역상 화성시에 속해 있고 나머지 시설은 수원시에 있다. 그렇다면 종전기지 이전을 추진할 때 화성시와 수원시가 협의해서 공동으로 진행하는 것이 백번 타당하다. 그런데 수원시는 화성시 지역을 제외한 채 일방적으로 이전을 추진했고, 국방부는 수원시의 불합리한 의견을 수용했다. 이 같은 꼼수로 인해 결과적으로 화성시는 종전기지 지역이면서 이전기지 지역이 되는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수원 전투비행장 예비이전 후보지가 발표된 것이 지난 2월 16일인데, 기가 막히게도 수원시는 이보다 보름여 앞선 1월 31일 이전과 관련한 행정행위를 진행했다. '수원 군공항 주변 지역 발전 통합계획 수립용역'을 입찰에 붙인 것이다. 어떻게 예비이전 후보지가 발표도 되기 전에 관련 용역을 시행할 수 있을까? 속도위반 행정은 물론이고, 상상을 초월하는 사업면적도 어처구니가 없다. 수원시 전체면적은 약 121㎢인데 위 용역에서 다루는 면적은 340㎢이다. 대부분 화성시 지역에 해당한다. 용역내용 중에는 이전기지 주변 지원계획도 들어있는데 수원시보다 넓은 165.5㎢ 면적을 개발하겠다고 한다. 가당키나 한 것인가? 이는 화성시에 대한 명백하고 심각한 주권침해 행위이다. 개발에 대한 허황된 그림을 제시해 반발여론을 호도하겠다는 것으로밖에 보여 지지 않는다.

매향리 미공군 폭격장의 고통을 직접 체험한 화성시민들은 종전기지 주변의 막대한 피해를 어느 지역보다 잘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추진되고 있는 이전사업은 시작 초기부터 사업추진의 투명성과 합리성, 민주성을 상실했다. 전투비행장 주변 지역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이유로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행위는 중단되어야 한다. 막대한 경제적 이익이 발생한다는 근거 없는 주장도 바로 잡아야 한다. 턱도 없는 몇 푼의 보상으로 항구적인 피해를 감당하란 말인가?

상생발전과 동반성장을 담보할 방안이 마련되어야 하며, 그 첫 출발점은 이전추진 중단과 원점 재검토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이홍근 화성시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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