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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호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더불어민주당이 4·12 재보선에서 용인 3지역 경기도의원 후보에 대해 무공천 쪽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범인도피교사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하남시장 보궐선거에는 시장 후보를 공천키로 하면서 '이중 잣대' 논란이 일고 있다. 물론 공천을 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있다.

민주당 당헌 112조 2항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하여 재·보선을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무공천이 맞는 것처럼 보인다.

더구나 전 하남시장은 범인도피교사뿐만 아니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4월에 벌금 4천만원, 추징금 2천550만원을 선고받고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민주당의 공천 움직임을 놓고 하남지역 사회에서는 "민주당 입장에서야 하남시장이 계륵(鷄肋)이다"라는 말이 자주 거론된다. 대놓고 공천을 하기엔 당헌 등으로 인해 부담되지만 그렇다고 도·시의원이 아닌 시장을 다른 당에 넘겨주기가 더더욱 싫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는 것이다.

공천이냐 무공천이냐는 동전의 양면으로 자신이 보고 있는 면에 따라 달리 보여진다. 사실 민주당의 무공천은 유권자들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는 의견도 일견 타당한 측면이 있다. 아예 공천을 내지 않아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를 선택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유권자들의 투표권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소속 시장의 잘못으로 막대한 혈세가 들어가게 됐는데도 민주당이 이와 관련해 사과한 것이라고는 대법원 확정판결 이후 하남시 지역위원장의 "정말 송구스럽다"는 성명이 전부다.

민주당 원내대표마저도 혈세를 아끼기 위해 대선과 재보궐선거를 동시선거로 치르자고 요구하고 있지만, 하남시장 재보선 원인에 대한 사과는 찾아볼 수 없다.

민주당이 공천을 하든 하지 않든 유권자들이 최종 선택하게 되겠지만, 그보다 앞서 소속 자치단체장의 비리 및 보궐선거에 대해 사과와 함께 공천 여부에 대한 입장표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제1당으로서의 태도라고 보여진다.

/문성호 지역사회부(하남)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