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조성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성낙인 총장 퇴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대 공식학보인 '대학신문'이 발행 65년만에 처음으로 13일자 1면을 백지로 발행하는 등 시흥캠퍼스 조성을 둘러싼 학교 측과 학생들 간 갈등이 커져가는 가운데, 시흥캠퍼스가 들어설 예정인 배곧신도시 입주민들은 "만약에라도 캠퍼스 사업이 무산되면 법적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며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13일 성명을 통해 성 총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지난해 10월 10일부터 시흥캠퍼스 조성에 반대하며 점거 농성을 벌이던 학생들을 지난 11일 학교 측이 퇴거시키는 과정에서 발생한 물리적 충돌(3월13일자 22면 보도)에 대해 성 총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총학생회는 성명에서 "시흥캠퍼스는 학생뿐 아니라 학내 구성원 모두에게 피해만을 끼치는 사안"이라며 학교 측에 시흥캠퍼스 실시협약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학생 1천400여명은 이날 오후 5시께부터 집회를 열어 성 총장의 퇴진을 촉구하며 본관에서 정문까지 행진했다.

이날 학내 언론인 대학신문은 시흥캠퍼스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본관 점거농성을 적게 다루라는 압박을 받았다는 이유 등으로 이날 1면을 백지로 발행했다. 1면 전체를 백지로 발행한 것은 65년만에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지 발행을 결정한 대학신문 기자단은 "주간교수가 지난해 10월 10일 학생총회와 본부 점거이슈를 줄이고 개교 70주년 이슈의 비중을 늘릴 것을 강요했다"며 "이에 항의했지만 주간이 광고·예산·인사 등 권한을 쥐고 기자단을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시흥캠퍼스 조성을 둘러싼 서울대 내 갈등이 확산되자 이를 지켜보는 배곧신도시 입주민들의 불안감 역시 커지고 있다. 배곧신도시입주민총연합회는 학내 갈등으로 서울대가 지난해 8월 체결한 시흥캠퍼스 조성 실시협약을 철회할 경우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총연합회 관계자는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고 본다. 실시협약은 유효하기 때문에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면서도 "배곧신도시는 '교육신도시'를 테마로 한 곳이다. 그 중심에 서울대가 있는 것인데, 만약 서울대가 캠퍼스를 조성하지 않겠다고 하면 교육도시를 바라보고 온 입주민들로선 서울대에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영래·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