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_이슈.jpg

2017031601001195200057602
겨우내 기다린 야구팬들의 관심이 그라운드로 돌아오고 있다. 10개구단들은 2017시즌 전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시범경기가 지난 14일부터 시작됐다.

각 구단은 정규리그 전력 구성을 결정하기 위해 전지훈련 동안 기량이 향상된 선수들을 기용해 점검하는 한편,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에 나섰다.

한국야구위원회도 올해 새롭게 도입되는 제도를 시범경기에 적용해 점검하고 있다. 오는 31일 개막하는 정규리그는 팀간 16차전, 팀당 144경기 총 720경기가 치러진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살펴본다

#지루한 야구는 가라!

프로야구를 보기 위해서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빨리 진행되는 경기는 2시간대 초반에 끝나기도 하지만 연장전까지 갈 경우 3시간을 훌쩍 넘기기 일쑤기 때문이다. 한때 정정당당한 승부를 위해 이닝 제한 없는 연장전도 도입되기도 했었지만 너무 긴 경기 시간으로 인해 논란이 많았다.

KBO는 '야구 관람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통념을 깨고 '빠르고 재미 있는 야구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스피드업 규정을 강화해 운영한다. 빠른 경기 진행을 위해 이닝 중 투수교체시간을 2분30초에서 2분20초로 10초 단축한다. 투수의 갑작스런 퇴장이나 부상으로 교체시간이 지연될 경우에는 예외로 하며 이때 투수교체 시간은 심판 재량에 맡긴다.

홈 충돌방지 규정도 변화가 있다. 홈 충돌 방지규정 시행 첫해인 작년에는 홈 충돌 합의판정 후 감독이 주심에게 설명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지만 올해부터는 규정대로 합의판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하면 퇴장시킨다. 선수 보호 차원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2루 충돌방지 규정은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 규정 적용 사례 등을 검토해 2017시즌 종료 후 도입 여부를 결정한다. 한창 논의가 진행 중인 에이전트 제도도 이번시즌을 마치고 도입될 전망이다.

#비디오판독 오심 논란 잠재울 수 있을까

이번시즌부터 경기장 심판실에서 TV를 보며 비디오판독을 하던 모습은 사라진다. KBO는 지난 2월 2017년 제2차 실행위원회를 열고 비디오판독센터 설립에 따라 규정 제28조의 심판합의판정의 명칭을 비디오판독으로 변경했다.

또 종전 경기장 심판실에서 진행하던 비디오판독을 올해부터는 비디오판독센터에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최종 결정권은 현장 심판이 갖고 있지만, 판독센터의 결정이 심판 판정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칠 예정이어서 어떻게 운영될지 관심이 쏠린다.

실제 시범경기 개막전으로 진행된 지난 14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KIA와 두산의 경기에서 비디오판독이 처음으로 시행됐다. 두산 국해성이 2-7로 뒤진 8회초 1사 만루에서 좌측 담장을 넘겨 심판의 첫 판정은 홈런으로 나왔지만 비디오 판독으로 인해 파울로 번복됐다. 이로 인해 두산의 추격 기세가 누그러졌고 승부는 KIA의 승리로 끝났다.

이날도 실행위원회에서 정한 방식에 따라 판독센터에 자리한 판독 인원이 TV중계 영상화면과 KBO가 따로 설치한 카메라에서 담은 영상을 분석해 의견을 심판진에게 전달해 최종 결정이 내려졌다.

지난해까지는 각 구단 감독들이 경기 중에 비디오판독을 요청하면 경기장에 있는 심판이 중계 방송사의 느린 화면을 보고 정심과 오심 여부를 판정했지만 오심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올해부터 도입되는 새로운 비디오판독 시스템이 팬들로부터 또는 선수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을지 관심거리다.

#타고투저는 끝나나

시범경기를 통해 눈에 띄는 점은 심판들이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본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야구 규칙에 정해져 있는 스트라이크존을 수정한다는 것은 아니다. 룰에 정해진 '타자 어깨 윗부분과 바지의 윗부분 중간점'을 원칙대로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문제는 지난해 kt 선수단을 이끌던 조범현 감독을 비롯해 현장 지도자들이 스트라이크존이 좁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또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KBO리그 3할대 타자들이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자 스트라이크존 조정 문제가 화두가 되기도 했다.

지난 시즌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이 발생했고 그 원인 중 하나로 스트라이크존이 꼽히고 있다. 지난해 KBO리그의 3할 타자는 40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리그 타율도 0.290으로 3할에 육박했다. 극심한 타고투저는 경기 시간을 늘릴 뿐만 아니라 투수 혹사 논란도 불거졌다.

KBO리그의 스트라이크존에 익숙해진 타자들은 메이저리그 스트라이크존이 적용된 WBC에서 심판의 볼 판정에 당황스러워하며 빈타에 허덕였다. 지난해까지 운영된 스트라이크존은 2007시즌 스트라이크존이 재조정된 후 계속 변화가 없었다.

2007시즌 스트라이크존이 재조정된 원인은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에 그치며 당시 만연했던 투고타저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시행됐다. 스트라이크존 조정 외에도 2007시즌 공인구를 교체하고 마운드 높이도 낮췄는데, 모두 국제무대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였다.

야구계는 지난 시즌의 타고투저 현상이 스트라이크존 외에 다른 이유도 있다고 말한다. 야구계는 스트라이크존 문제 외에도 타자의 기술과 힘 향상 속도에 비해 투수 성장이 느린 점, 제구력이 좋은 투수가 KBO리그에 많지 않은 점 등도 원인으로 꼽는다.

하지만 타자와 투수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스트라이크존에 변화가 생기며 최근 수년간 발생한 타고투저 현상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거리다.

#그라운드 위의 변화, 10구단 새얼굴

올시즌 10개 구단의 가장 큰 변화는 선수 출신 단장이 늘었고 감독도 4명이나 바뀌어 어떤 색깔의 야구를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선수출신 단장은 기존 두산 김태룡 단장 외에도 넥센 감독을 지낸 염경엽씨가 SK의 단장으로 선임됐고, 유영준 NC, 고형욱 넥센, 송구홍 LG, 박종훈 한화 단장도 선수 출신이다.

트레이 힐만 SK감독과 김진욱 kt감독, 김한수 삼성감독, 장정석 넥센 감독 등도 프로야구 팬들에게 새로운 야구를 보여줄 준비를 하고 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 이후 7년만의 외국인 사령탑인 힐만 감독은 미국 출신이면서도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 사령탑을 지내 동양식 야구 문화를 잘 아는 감독이다.

그라운드에서 활약할 선수들도 비시즌 기간 변화가 크다. 7년만에 부산 야구팬들 곁으로 돌아온 거포 이대호(롯데),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100억시대를 연 최형우(KIA), FA 자격으로 유니폼을 바꿔입은 차우찬(LG)과 우규민(삼성)의 경쟁 구도 등은 재미 있는 볼거리다.

또 각 팀 전력의 반이라고 말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도 절반이 넘게 바뀌었다. 각팀당 3명을 보유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는 올해 16명이 새얼굴이다.

/김종화·강승호기자 jhkim@kyeongin.com·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아이클릭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