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 결정과 미국의 점진적인 금리 인상 등 연이은 호재에 힘입어 코스피가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코스피가 최근 랠리를 지속하자 시장에서도 상반기 중에 사상최고치(2,230)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했다.
16일 오전 코스피는 미 금리 인상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며 개장 초 2,150선도 넘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9일째 '매수 행진'을 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점진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재확인한 게 호재로 작용했다. 이번 금리인상은 글로벌 경기가 호전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됐다.
이에 따라 투자심리도 크게 호전되는 분위기다. 미국 달러 강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신흥국 증시의 상승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 해소와 미국의 점진적인 금리인상 방침에
투자심리가 호전돼 최근 글로벌 증시 랠리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받은 국내 증시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나 상승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그 어느 때보다 커져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점진적인 미국 금리 인상에 긍정적으로 반응하며 장 초반 210만9천원으로 사상 최고가 기록을 다시 세웠다.
미래에셋대우는 1천901개 상장사의 작년 실적을 추산한 결과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58조원과 107조원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고 발표했다.
김상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상장사들이 2년째 10%대의 이익 증가율을 나타냈다"며 "기업들의 실적이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선 코스피가 올해 상반기에 고점을 뚫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 금리 인상은 경기 호전이라는 긍정적인 해석에 호재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라며 "당분간 경기 호전과 기업 실적 개선 전망도 우세해 증시는 박스권을 뚫고 전 고점 돌파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코스피 고점을 사상 최고치(2,230) 기록보다 높은 2,250으로 제시했다.
NH투자증권은 국내 증시는 정치 변수보다 대외 경기 여건에 영향을 받는다며 미국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었고 미국 등 글로벌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한 만큼 소재와 산업재 반등과 경기민감주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미국 금리 인상 이후 국내 증시 랠리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긴축 강도가 생각보다 약한 데 대한 안도감이 생겨 증시 상승세가 유지된 것이지 긴축 자체는 유동성 회수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수는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박형중 대신증권 마켓전략실장은 "연준이 점진적 금리 인상 방침을 발표해 안도 심리가 강해 코스피가 단기적으로 좀 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전 고점을 넘어서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점진적인 금리 인상 기대감은 시장에 선반영됐고 국내 경기 여건이 좋은 상황이 아니어서 상승세가 장기 지속할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는 국내 증시의 안도 랠리 속에 위험 관리를 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원은 "단기적으로 3월 FOMC 결과에 안도하기보다 중장기적으로 기초여건(펀더멘털) 회복세가 가시화되면서 나타나는 금리 인상 속도 변화에 유의해야 한다"며 "2분기 말 연준 통화정책 방향에 중대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