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진영의 반기문·황교안 카드가 사라진 이후 '제3지대'가 대선 판도의 마지막 변수로 떠오르고 있지만, 지지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6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가 주최한 비문(비문재인) 진영 인사들과의 오찬 회동이 초청자들의 불참으로 전격 취소된 것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김 전 대표는 경제민주화와 개헌을 매개로 '비문연대'를 구축, 그 중심에서 대선 판도에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는 실제 민주당 탈당 이후 각계각층의 인사들과 접촉하며 제3지대 규합 가능성을 점차 높여 왔다. 그런 의미에서 남경필·유승민·손학규·정운찬 등 대선 주자를 비롯해 정의화 전 국회의장까지 함께 하는 이날 오찬회동은 많은 주목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참석자들이 대부분 개인 일정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하면서 회동 자체가 무산됐다. 이처럼 '비문'을 매개로 한 제3지대가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는 배경을 두고, 저마다 '킹메이커'보다는 '킹' 역할을 자처해 연대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날 회동도 이 같은 이유에서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정가 관계자는 "오로지 내가 '킹'이 되겠다는 생각만 가진 이들이 어떻게 힘을 모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