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참여한 17일 4차 합동토론회에서는 100분간 주자간에 물고 물리는 공방이 벌어졌다.
서로의 약점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대치전선도 곳곳에서 펼쳐졌지만, 다른 후보의 강점을 칭찬하는 순서가 종반에 배치되면서 일단 장내에서는 서로 덕담을 나누는 훈훈한 마무리로 귀결됐다. 그러나 주자간 집중적인 상호 검증이 이뤄지는 '주도권 토론'에 배정된 시간이 적어 다소 밋밋한 흐름 속에 '맹탕'에 그쳤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왔다.
미처 할 말을 다 못한 일부 주자는 '찬스'를 외치며 답변 기회를 요구하기도 하는 등 시간 배분을 놓고 신경전 양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 주자들, 토론 시작 앞서 긴장풀기…文은 두문불출하며 '열공'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은 이날 낮 12시30분께부터 연합뉴스TV 등 보도·종편방송 4개사 주최 합동토론회가 열린 MBN 사옥에 속속 도착했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이 시장을 마주친 최 시장은 다소 어색한듯 인사를 주고받은 뒤 이 시장의 운동화 차림을 가리켜 "트레이드 마크"라면서 가벼운 말을 던져 유쾌한 분위기가 펼쳐졌다.
안 지사는 메이크업을 받는 도중 "눈썹을 너무 길게 그리는 게 아니냐"고 말하며 긴장을 풀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개인 대기실로 이동해 한동안 문도 열지 않고 막판 준비에 몰두하는 모습이었다. 선두주자로서 안 지사, 이 시장의 협공에 대비해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주최측 관계자가 문 전 대표에게 인사를 하려 왔다가 "아직 보고가 안 끝났다"는 캠프 측 설명에 발걸음을 돌렸다가 다시 찾아오기도 했다.
MBC 앵커 출신으로, TV토론본부장인 신경민 의원이 답변시 상대방이 아니라 카메라를 응시해야 한다는 등 방송 노하우를 '전수'하며 꼼꼼히 코치했다고 캠프 관계자가 기자들에게 전했다. 준비를 열심히 한다는 기자들 지적에 신 의원은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배우고 익히면 기쁘다는 뜻)"라며 웃었다.
토론이 시작되자 문 전 대표는 '대세론을 조심해야 한다'는 최 시장의 지적을 받고는 "거기에서 우리가 자만한다면 독이 될 수 있다. 더 겸허히 노력해야한다"고 하는가 하면 '호남홀대론' 지적에 대해서도 "더 열심히 다가가는 것 외에는 방도가 없다"며 몸을 낮췄다.
안 지사가 통합의 리더십을 제기하며 포용성이 부족했다고 지적하자 "우리 당이 혁신하는데 있어 포용해서 다 함께 가면 좋았겠다. 그렇지 못한 건 저의 부족함이 작용했겠죠…"라고도 했다.
◇ 주자별 주도권토론, 1분 늘어 10분…"자유토론 방식 필요"
이번 토론회도 주도권 토론 시간이 부족해 '맹탕'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총 100분 진행시간 가운데 주자별로 주도권을 쥐고 상대 후보를 지목해 토론을 진행할 수 있는 '상호토론' 시간은 한명당 10분씩만 배정됐다.
지난번 1·2차때 토론때는 주도권이 17분씩 배정됐지만, 탄핵 후 첫 토론회였던 3차때는 9분에 그쳐 이 시장과 안 지사 측이 반발한 바 있다.
지난번과 비교해 1분이 늘어난 데 그친 이번 주도권 토론에서는 시간에 쫓긴 진행에 충분한 답변을 못한 주자들이 1분간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찬스' 요청도 나왔다.
증세 관련한 질문에 답변하던 문 전 대표는 주도권을 쥔 이 시장이 발언을 끊으려 하자 "제가 찬스 쓸 수 있는 것이죠"라며 발언권을 요구했다.
'토론회의 강자'를 자임해온 이 시장은 이날도 기자들에게 "권투를 하는데 다리와 한쪽 손을 묶고, 주먹만 쓴 시합을 한 느낌"이라면서 "각자의 생각과 철학, 밑바탕을 확인할 기회가 너무 적었다. 자유토론이 가능한 방식이 후보 검증에 더 좋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시장은 "문 후보의 철학과 신념 부재, 일관성 부재에 대해 집중적으로 문제제기를 했는데 시간을 이용한 방어에 제가 제대로 공격하지 못한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 安 대연정 협공에 "세 후보, 정치적 공격에 바빠"…李 음주운전 공격에 "오바마도 마약사범"
주요 쟁점에 대한 토론 열기가 달아오르자 주자들은 자신을 향한 공격을 방어하려 애쓰기도 했다.
안 지사는 이날 자신의 '대연정론'에 대한 후보들의 집중 공세가 이어지자 "세 후보는 저를 정치적으로 공격하기에만 바빠 보인다. 그래서 제가 좀 서운하다"며 하소연했다.
안 지사는 "누차 토론때마다 국가 개혁과제에 대한 넓은 합의를 얻어서 해보자고 했는데, '적폐청산 세력에 손내민다'라며 정치적으로 공격하신다"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 시장은 최 시장이 자신의 음주운전 전과와 논문표절 의혹을 지적하며 지난번 토론에 이어 네거티브성 질의를 계속하자 "해당 대학에서 표절이 아니라고 한 것은 무시한다"면서 "기본적인 예의를 지켜달라"고 맞받았다.
또 이 시장은 음주운전 전과와 관련해선 "민간인일 때 벌어진 일과 공직자로서 있었던 일은 구분해달라. 십수년전 젊은 시절의 일이다. 오바마도 마약사범이었다"라면서 "좀 확인하시고 하시면 좋겠다"고 대꾸했다.
◇ 文은 '황희정승', 安은 '당당한 소신' 李는 '선명한 주장' 칭찬받아
날 선 공방을 주고받던 주자들은 상대방을 칭찬해달라는 사회자 요구를 받고 이내 훈훈한 '칭찬 릴레이'를 벌였다.
문 전 대표는 "날선 비판에 웃어주는 큰 형님"(안 지사), "황희 정승처럼 선비 같은 면"(이 시장) 등 평가를 받았다.
안 지사를 향해서는 "대연정 주장이 비판받지만 소신을 당당히 편다"(문 전 대표), "비전이나 의지가 명확하다"(이 시장)는 칭찬이 나왔다.
이 시장은 "선명한 주장으로 당의 지지기반을 왼쪽으로 넓혀주셨다"(문 전 대표), "소년공 출신으로 탄핵 정국에서 고생한 동지"(안 지사)라는 평가였다.
최 시장은 문 전 대표에게는 '형님같은 이미지'라며 '문성님', 안 지사에게는 자신이 아픈 검증성 질문을 했는데도 통 크게 받아들였다며 '안대범', 이 시장에게는 혁신을 넘은 혁명 의지가 있다며 '이혁명'이라는 별명을 각각 붙여줘 눈길을 끌었다.
'자기 자랑' 순서에서는 문 전 대표는 "퇴근길에 시민·상인과 소주 한잔 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말로 소통능력을 강점으로 내세웠고, 안 지사는 "충청도에서 자기 자랑 하라고 하면 잘 못한다"라면서도 "지역에서 '우리 희정이'라고 부른다"며 보수적 충청도에서 진영논리를 탈피,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 시장은 '소년공' 출신이라는 인생역정을 내세워 "기득권자와 강대국의 횡포와 싸울 수 있는 사람"이라고 자평했다. /연합뉴스
서로의 약점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대치전선도 곳곳에서 펼쳐졌지만, 다른 후보의 강점을 칭찬하는 순서가 종반에 배치되면서 일단 장내에서는 서로 덕담을 나누는 훈훈한 마무리로 귀결됐다. 그러나 주자간 집중적인 상호 검증이 이뤄지는 '주도권 토론'에 배정된 시간이 적어 다소 밋밋한 흐름 속에 '맹탕'에 그쳤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왔다.
미처 할 말을 다 못한 일부 주자는 '찬스'를 외치며 답변 기회를 요구하기도 하는 등 시간 배분을 놓고 신경전 양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 주자들, 토론 시작 앞서 긴장풀기…文은 두문불출하며 '열공'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은 이날 낮 12시30분께부터 연합뉴스TV 등 보도·종편방송 4개사 주최 합동토론회가 열린 MBN 사옥에 속속 도착했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이 시장을 마주친 최 시장은 다소 어색한듯 인사를 주고받은 뒤 이 시장의 운동화 차림을 가리켜 "트레이드 마크"라면서 가벼운 말을 던져 유쾌한 분위기가 펼쳐졌다.
안 지사는 메이크업을 받는 도중 "눈썹을 너무 길게 그리는 게 아니냐"고 말하며 긴장을 풀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개인 대기실로 이동해 한동안 문도 열지 않고 막판 준비에 몰두하는 모습이었다. 선두주자로서 안 지사, 이 시장의 협공에 대비해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주최측 관계자가 문 전 대표에게 인사를 하려 왔다가 "아직 보고가 안 끝났다"는 캠프 측 설명에 발걸음을 돌렸다가 다시 찾아오기도 했다.
MBC 앵커 출신으로, TV토론본부장인 신경민 의원이 답변시 상대방이 아니라 카메라를 응시해야 한다는 등 방송 노하우를 '전수'하며 꼼꼼히 코치했다고 캠프 관계자가 기자들에게 전했다. 준비를 열심히 한다는 기자들 지적에 신 의원은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배우고 익히면 기쁘다는 뜻)"라며 웃었다.
토론이 시작되자 문 전 대표는 '대세론을 조심해야 한다'는 최 시장의 지적을 받고는 "거기에서 우리가 자만한다면 독이 될 수 있다. 더 겸허히 노력해야한다"고 하는가 하면 '호남홀대론' 지적에 대해서도 "더 열심히 다가가는 것 외에는 방도가 없다"며 몸을 낮췄다.
안 지사가 통합의 리더십을 제기하며 포용성이 부족했다고 지적하자 "우리 당이 혁신하는데 있어 포용해서 다 함께 가면 좋았겠다. 그렇지 못한 건 저의 부족함이 작용했겠죠…"라고도 했다.
◇ 주자별 주도권토론, 1분 늘어 10분…"자유토론 방식 필요"
이번 토론회도 주도권 토론 시간이 부족해 '맹탕'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총 100분 진행시간 가운데 주자별로 주도권을 쥐고 상대 후보를 지목해 토론을 진행할 수 있는 '상호토론' 시간은 한명당 10분씩만 배정됐다.
지난번 1·2차때 토론때는 주도권이 17분씩 배정됐지만, 탄핵 후 첫 토론회였던 3차때는 9분에 그쳐 이 시장과 안 지사 측이 반발한 바 있다.
지난번과 비교해 1분이 늘어난 데 그친 이번 주도권 토론에서는 시간에 쫓긴 진행에 충분한 답변을 못한 주자들이 1분간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찬스' 요청도 나왔다.
증세 관련한 질문에 답변하던 문 전 대표는 주도권을 쥔 이 시장이 발언을 끊으려 하자 "제가 찬스 쓸 수 있는 것이죠"라며 발언권을 요구했다.
'토론회의 강자'를 자임해온 이 시장은 이날도 기자들에게 "권투를 하는데 다리와 한쪽 손을 묶고, 주먹만 쓴 시합을 한 느낌"이라면서 "각자의 생각과 철학, 밑바탕을 확인할 기회가 너무 적었다. 자유토론이 가능한 방식이 후보 검증에 더 좋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시장은 "문 후보의 철학과 신념 부재, 일관성 부재에 대해 집중적으로 문제제기를 했는데 시간을 이용한 방어에 제가 제대로 공격하지 못한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 安 대연정 협공에 "세 후보, 정치적 공격에 바빠"…李 음주운전 공격에 "오바마도 마약사범"
주요 쟁점에 대한 토론 열기가 달아오르자 주자들은 자신을 향한 공격을 방어하려 애쓰기도 했다.
안 지사는 이날 자신의 '대연정론'에 대한 후보들의 집중 공세가 이어지자 "세 후보는 저를 정치적으로 공격하기에만 바빠 보인다. 그래서 제가 좀 서운하다"며 하소연했다.
안 지사는 "누차 토론때마다 국가 개혁과제에 대한 넓은 합의를 얻어서 해보자고 했는데, '적폐청산 세력에 손내민다'라며 정치적으로 공격하신다"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 시장은 최 시장이 자신의 음주운전 전과와 논문표절 의혹을 지적하며 지난번 토론에 이어 네거티브성 질의를 계속하자 "해당 대학에서 표절이 아니라고 한 것은 무시한다"면서 "기본적인 예의를 지켜달라"고 맞받았다.
또 이 시장은 음주운전 전과와 관련해선 "민간인일 때 벌어진 일과 공직자로서 있었던 일은 구분해달라. 십수년전 젊은 시절의 일이다. 오바마도 마약사범이었다"라면서 "좀 확인하시고 하시면 좋겠다"고 대꾸했다.
◇ 文은 '황희정승', 安은 '당당한 소신' 李는 '선명한 주장' 칭찬받아
날 선 공방을 주고받던 주자들은 상대방을 칭찬해달라는 사회자 요구를 받고 이내 훈훈한 '칭찬 릴레이'를 벌였다.
문 전 대표는 "날선 비판에 웃어주는 큰 형님"(안 지사), "황희 정승처럼 선비 같은 면"(이 시장) 등 평가를 받았다.
안 지사를 향해서는 "대연정 주장이 비판받지만 소신을 당당히 편다"(문 전 대표), "비전이나 의지가 명확하다"(이 시장)는 칭찬이 나왔다.
이 시장은 "선명한 주장으로 당의 지지기반을 왼쪽으로 넓혀주셨다"(문 전 대표), "소년공 출신으로 탄핵 정국에서 고생한 동지"(안 지사)라는 평가였다.
최 시장은 문 전 대표에게는 '형님같은 이미지'라며 '문성님', 안 지사에게는 자신이 아픈 검증성 질문을 했는데도 통 크게 받아들였다며 '안대범', 이 시장에게는 혁신을 넘은 혁명 의지가 있다며 '이혁명'이라는 별명을 각각 붙여줘 눈길을 끌었다.
'자기 자랑' 순서에서는 문 전 대표는 "퇴근길에 시민·상인과 소주 한잔 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말로 소통능력을 강점으로 내세웠고, 안 지사는 "충청도에서 자기 자랑 하라고 하면 잘 못한다"라면서도 "지역에서 '우리 희정이'라고 부른다"며 보수적 충청도에서 진영논리를 탈피,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 시장은 '소년공' 출신이라는 인생역정을 내세워 "기득권자와 강대국의 횡포와 싸울 수 있는 사람"이라고 자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