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위하며 모두 행복한 삶 위해
직면한 위기 기회로 받아들여
옛것에서 잘된 것은 취하고
잘못된건 고쳐 나갈 수 있는
과감하고 긍정적인 열정 필요
온고지신(溫故知新). 논어 위정편(爲政篇)의 '옛 것을 알고 새 것을 알면 남의 스승이 될 수 있다(溫故而知新可以爲師矣)'라는 구절을 인용하며 혼란스러운 이 세상을 이겨낼 수 있는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다소 뜬금없는 소리로 들릴지 모르지만 필자는 온고지신이 초심(初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라 생각하기에 어려운 현실을 이겨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족에 대한 조건 없는 사랑, 동료애, 애국심과 같은 요인들이 자기희생을 가능하게 한 것은 많은 증거들로 남아있다. 그리 멀지 않은 예를 들면 우리나라의 초기 경제발전은 1963년 당시 서독에 파견된 광부들과 간호사들의 이주노동이 기여한 바가 크다고 한다. 이들이 피땀 흘려 노력한 대가로 송금한 외화는 우리나라 산업화의 밑거름이 된 것은 분명한 일이다. 열사의 사우디 정신은 어떠한가? 70년대 100만 명이 넘는 근로자들이 오일쇼크로 인한 중동 붐에 편승해 모두 잘 살기 위해 내 고생을 기쁨으로 받아들이는 소위 '사우디 정신'이 그 증거이며, 열악한 국내 상황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근로자들이 열정으로 세계를 누비는 등 가족들과 나라의 발전을 위해 많은 희생을 감수했기에 오늘날 세계에서도 수위에 위치한 경제 발전국이 된 것이다. 그러나 선진문물의 도입과 경제발전은 긍정적인 역할 뿐 아니라 부정적인 것들을 유입하게 한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그 대표적인 것으로 개인주의의 만연은 '우리보다는 나'라는 개념이 훨씬 더 부각되게 하였으며 이기적인 논리는 사회의 곳곳에서 다양한 부작용으로 작용해 결국 우리 사회가 병들게 한 것이라는 사회학자들의 주장을 부인할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필자는 어렵고 힘든 일에 부딪칠 때 마다 1984년 봄, 인도 뭄바이 서쪽 아라비아 해상 플랫폼에 파견 근무했을 때를 회상한다. 망망대해 한 가운데에서 거대한 해수처리설비를 건설하던 한국인 근로자들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들은 간부 직원이나 일반 근로자 구분 없이 혼연일체가 되어서 밤낮 없이 극한 환경 속에서 전쟁처럼 일을 하는 것 같았다. 실험실에서 같이 분석업무를 담당했던 인도국영석유회사(ONGC) 기술자들이나 엑슨(Exxon)사의 기술자도 한국 근로자들의 근면성에 크게 감동하는 모습이었다. 시운전이 성공했을 때 플랫폼에 연결된 작은 배의 선상에 모여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소속회사 회장의 격려사에 눈시울을 붉히는 근로자들의 마음속은 알 수 없었지만, 뭄바이 헬리포트에서 낙엽같은 헬리콥터를 타고 수 백 킬로 떨어진 해수처리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동안 아라비아 해상 곳곳에 건설된 석유채취 설비에서 내뿜는 불기둥을 보면서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가 미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필자는 우리가 함께 하면 이겨낼 수 있다는 강력한 신념과 옛것에서 잘 된 것은 취하고 잘못된 것은 수정하는 과감한 결단과 함께 반드시 위기를 탈출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실천하는 용기야 말로 우리 민족의 가장 강인한 경쟁력이라 깨달았으며 이런 주장을 부인할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위대한 대한민국을 건설하고, 서로를 위하며 모두가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직면한 위기를 기회로 받아들이고 옛것에서 배운 것들을 실천하는 긍정적인 열정이 필요할 때이다.
/우완기 장안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