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인사하는 유가족<YONHAP NO-1805>
세월호 시험 인양 결정을 앞둔 22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미수습자 유가족들이 국민에게 드리는 호소문과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시험 인양 하던 날
"성공향한 간절함 보태달라"
미수습자 가족들 국민호소
선체 140개구멍 '유실' 우려

세월호 선체 인양이 시작된 22일 오전 은화 엄마는 천일 간 머리를 덮었던 털모자를 벗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머리를 감았다. 물속에 있을지 모를 딸 생각에 머리를 감을 때 눈을 감는 것조차 편치않았던 은화 엄마다. 하지만 오늘은 눈을 질끈 감고 머리에 물을 부었다.

인양 시도는 지난 19일에도 있었다. 하지만 기상악화로 3시간 만에 취소됐고 은화 엄마는 또다시 가슴을 쳐야 했다. 그래도 기술적으로 인양이 가능하다는 말을 전해 들었기에 오늘은 희망을 품고 딸을 맞을 준비를 했다.

오늘은 딸을 만날 수도 있다. 총총 걸음으로 수학여행을 떠난지 1천72일 만이다. 딸 은화를 만나야, 그래야 진짜 봄이다.

은화 엄마를 비롯한 세월호 미수습자 9명의 가족들은 이날 전라남도 진도군 팽목항 등대 앞에 나란히 섰다. 가족들은 "세월호 참사 때 마음을 모아 주셨던 국민의 염원이 현장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바다가 잠잠하고 작업자들의 안전과 공정이 순조롭게 이뤄져 세월호 인양에 성공할 수 있도록 간절함을 보내 달라"고 호소하며 연거푸 고개를 숙였다.

가족들은 또 "2014년 4월 16일, '전원 구조'라는 말을 듣고 아이들과 가족들을 데리고 올라가야겠다는 마음으로 팽목항을 찾았었다. 하지만 눈으로 보고 믿기 어려운 현실 앞에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기다림의 시간은 1천72일이 됐다"며 눈물을 애써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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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은 미수습자 수습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가족들은 "현재 사고 해역에서 인양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선체가) 바닷속에서 목포신항으로 올라오고 미수습자를 찾을 때 온전한 인양이라 할 수 있다"며 "미수습자 9명을 최우선으로 찾는데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 저희도 가족을 찾아서 집에 가고 싶다"고 호소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이후 세월호 인양과정을 지켜보기 위해 맹골수도로 향하는 배에 몸을 실었다.

한편 정부는 현재 세월호 인양을 위해 지난 3년여간 선체에 140여 개의 구멍을 뚫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양작업을 맡은 상하이샐비지는 당초 10개 정도의 구멍이면 충분하다는 입장이었으나, 그간 실패를 거듭하면서 구멍이 늘어난 것이다.

이 때문에 선체가 크게 훼손된 것은 물론, 혹여 선체에 있을지 모르는 미수습자와 기타 중요 증거품이 유실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전시언기자 coo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