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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인양. 23일 오전 전남 진도군 사고 해역에서 세월호 인양 고박작업(배를 고정시키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세월호가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뒤 이날 수면 위로 처음 떠오른 것은 정확히 1천73일 만이다. /연합뉴스

세월호가 침몰 1073일 만인 23일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오전 4시 47분께 맹골수도 위로 떠오른 세월호는 한 눈에 봐도 녹이 심하게 슬어 있었다. 세월호는 사고 당시 좌현으로 침몰했기 때문에 오른쪽인 우현부터 올라왔다.

1·2층 화물칸인 파란색 하부와 3·4층 객실, 5층 조타실·객실이 있는 흰색 상부 등 세월호 선체 오른쪽 면이 물 위로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났다.

다만 3년의 시간을 반영한 듯 선체에 적혀 있던 'SEWOL(세월)'이라는 글씨는 사라진 채 곳곳이 부식되고 긁힌 흔적들이 가득했다.

선체 주변에 설치됐던 촘촘한 그물망도 같이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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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인양. 3년여간 바닷속에 가라앉아있던 세월호가 23일 오전 마침내 물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2014년 4월 16일 사고 당일 구조작업이 진행 중인 세월호(위)와 1천 73일만에 끌어올려진 세월호(아래). /해양경찰청 제공·MBC 뉴스화면 캡처=연합뉴스

이 그물망은 인양 과정에서 발생할지 모를 미수습자나 구조물 유실을 막기 위해 잠수사들이 설치한 것이다. 세월호 우현의 창문 250개와 출입구 42개 등 총 292개에 설치했다

물과 잔존유를 빼느라 배에 뚫었던 100여개의 구멍 중 일부도 확인됐다.

현재 사고해역의 물결은 잔잔한 편으로 기상 상황이 계속 양호해 후속 작업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날이 밝고 선체가 좀 더 올라오면 세월호의 부식 상태와 손상 여부 등을 더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강효선기자 khs7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