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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전남 진도군 사고 해역에서 세월호 인양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세월호가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뒤 이날 수면 위로 처음 떠오른 것은 정확히 1천73일 만이다. /연합뉴스

3년여간 바닷속에 가라 앉아있던 세월호가 마침내 물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세월호가 침몰 3년 만인 23일 처음으로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인양 성공 기대감이 커졌다.

길이 145m에 높이 24m, 폭 22m인 세월호를 어떻게 인양에 성공할 지도 국민들의 관심을 받고있다.

특히 세월호 인양은 세월호의 평형 차이가 20㎝도 허용되지 않는 초정밀작업으로 알려졌다.

윤학배 해양수산부 차관은 이날 "준비 작업에 많은 시간이 들어갔다"며 "특히 선미 부분이 워낙 무거워 본 인양을 하기 전 무게 균형을 맞추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해수부와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는 22일 오후 3시 30분께 시험 인양으로 세월호를 해저 1m 높이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한 이후 시속 2~3m의 초저속으로 세월호를 끌어올렸다.

이는 배의 양쪽 끝 높이 차가 20㎝를 벗어나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부위별로 무게가 큰 차이가 나는 세월호를 올리다 와이어가 끊어지거나 엎어지게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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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전남 진도군 사고 해역에서 세월호 인양 고박작업(배를 고정시키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세월호가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뒤 이날 수면 위로 처음 떠오른 것은 정확히 1천73일 만이다. /연합뉴스

여기에 조류가 거세기로 유명한 맹골수도에서의 작업도 상하이샐비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하이샐비지는 두 척의 잭킹바지선에서 세월호와 연결된 66개의 와이어가 실시간으로 장력을 계산하면서 정밀하게 힘을 조절해 선체를 끌어올렸다.

시간당 3m 남짓 끌어올려진 세월호는 옆으로 눕혀진 상태에서 반잠수식 선박(자항선·Self Propelled Barge)에 실리게 된다.

반잠수식 선박은 해상의 플랜트나 중대형 구조물, 화물 등을 운반하는 평평한 특수화물 선박을 말한다.

양쪽 날개벽이 없어 대형 선박 등의 구난 등에도 사용되고 있다.

세월호를 싣고 목포 신항까지 갈 이 선박은 길이가 200m로 적재능력은 5만300t에 달해 세월호 용적톤수(6천800t)에다 3년여간 선체에 쌓인 퇴적물 등을 고려해도 싣고 가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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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를 목포신항까지 옮길 반잠수식 선박이 23일 인양현장 인근에서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 잭킹바지선은 6개의 앵커로 세월호의 무게를 감당하고 있다.

고박작업이 완료되면 1마일(1.8㎞) 정도 떨어진 안전지대에 대기하고 있는 반잠수 선박으로 하루 걸려 이동하게 된다.

다만 잭킹바지선은 자체 동력이 없어 예인선이 끌고 가야 하는데 이 과정도 녹녹치 않다.

비록 한 덩어리지만 두 대의 잭킹바지선과 세월호를 합해 3대의 선박을 끄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1노트가 한 시간에 1마일을 가는 속도라는 것을 감안하며 반잠수 선박으로 이동하는 것도 초저속 운항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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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인양 현장에서 세월호 선체가 처참한 모습으로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세월호가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뒤 이날 수면 위로 처음 떠오른 것은 정확히 1천73일 만이다. /MBC 방송 캡처=연합뉴스

한편 해수부는 세월호를 목포신항까지 실어 나를 반잠수식 선박에 거치하는 작업을 소조기(24일)가 끝나기 전까지 마칠 방침이다.

현재까지 남은 세월호 인양 과정은 13m 인양을 마친 뒤 느슨한 형태의 고박을 더 단단히 하는 2차 고박과 잭킹바지선의 8개 닻을 해체해 반잠수식 선박으로 이동시키는 과정이 남았다.

/박주우기자 neoj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