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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투성이' 드러누운 채 마지막 항해-3년 동안 바닷속에 잠들어 있던 세월호가 2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사고 해역 부근에 정박 중인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마린호에 얹혀 수면 위로 떠올라 처참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세월호는 2∼4일 정도 해수와 잔존유를 제거하는 작업을 한 후 인양 해역에서 약 87㎞ 떨어진 목포 신항을 향해 '마지막 항해'에 나선다. 예상 도착 시점은 28일이다. /연합뉴스

선체 올린 반잠수선 부양 완료
원인규명 근거 방향타는 우현
해수 자연배수·기름제거 작업
이르면 내일 목포신항에 도착


3년 전 전남 진도 앞바다 맹골수도에서 침몰한 세월호가 26일 수면 위로 완전히 부양했다. 해양수산부 세월호인양추진단은 이날 "지난 25일 세월호 선체가 드러났고, 선체를 받치고 있는 반잠수선도 자정 부양을 완료했다.

해수와 기름을 빼내고 목포신항으로 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길이 145m, 높이 24m, 폭 22m의 운반선에 눕혀진 세월호는 침몰당시 충격과 기나긴 인양과정의 상처를 고스란히 간직한 모습이었다. 세월호 좌현 방향 직각으로 드러누운 세월호의 선상과 객실 부분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선미 부분이다. 선미 쪽은 배의 다른 부분과 달리 유독 녹슨흔적이 진하고 넓게 퍼져 있었다.

이는 세월호가 뒤집혀 침몰하며 선미 상층부분이 해저에 닿으면서 부식을 방지하는 페인트 일부가 벗겨져 부식이 더 빨리 진행된 탓으로 추정된다.

바닥 부분에는 좌·우현 프로펠러가 원형대로 달려있었고 두 프로펠러 사이 방향타는 우현 쪽으로 살짝 들려 있었다.

방향타는 침몰 당시 급격한 대각도 조타의 원인을 규명하는 근거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검찰수사·재판과정에서는 조타수의 실수, 기체 결함 등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됐다.

뱃머리 부분 바닥에는 중심에서 좌현 방향으로 갈고리에 긁힌 것처럼 길게 두 줄로 갈라진 부분도 목격됐다. 다만 바닥 부분의 큰 형체 변형이나 충돌, 파손의 흔적을 찾기는 어려웠다.

뱃머리에 있는 'SEWOL'(세월)이라는 선명도, 꼬리 부분에 있는 'CHONGHAEJIN'(청해진)이라는 선사명도 이제는 거의 지워져 가까이 다가서야만 어렴풋하게 윤곽을 볼 수 있는 정도다.

현재 옆으로 누운 세월호의 배수작업은 창문·출입구·구멍 등 틈을 통해 물이 빠져나오도록 하는 자연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배수과정에서 세월호에 남은 기름이 섞여 나와 해상에 확산되고 잔존물이 유실될 우려에도 대비 중이다.

정부는 해수배출과 남은기름 제거, 선체 고박작업에 3~5일 걸린다는 점에서 세월호는 이르면 28일에는 87㎞ 떨어진 목포신항에 도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경진기자 lk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