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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2만7천500 달러로 2만 달러 대에서 허우적거린 지가 10년째인데도 아직도 3만 달러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왜 3만 달러 선이 선진국 여부 바로미터인가. 금년 1월 현재 1인당 국민소득 랭킹 10은 1위가 룩셈부르크로 10만6천 달러고 2위가 리히텐슈타인 9만 달러, 그리고 스위스(8만)→노르웨이(7만2천)→모나코(7만)→아일랜드(6만6천)→카타르(6만1천)→아이슬란드와 미국이 5만8천, 덴마크가 5만4천 달러 순이다. 그렇다면 스위스~오스트리아 사이의 인구 9만인 입헌군주국 리히텐슈타인도 선진국이고 1.5㎢ 국토에 인구 7만인 모나코와 1만2천㎢의 석유 생산국 카타르도 선진국인가. 기타 이탈리아 반도 중부 산마리노(San Marino)와 유럽 남서부 안도라(Andorra) 등 소국도 국민소득은 높다. 그들 나라도 선진국이고?

헷갈리는 게 있다. GNP와 GDP, GNI의 구별이다. 1인당 국민소득이 바로 GNI(Gross National Income)라는 것이고 국민총생산이 GNP(Gross National Product), 국내총생산이 GDP(Gross Domestic Product)다. GNI는 일정기간 생산한 총 부가가치를 시장가격으로 평가해 합산한 소득지표고 GNP는 거주하는 나라에 상관없이 대한민국 국민의 생산 활동이다. GDP는 내국인 외국인 할 것 없이 대한민국 안에서 이뤄내는 생산 활동을 뜻하고. 그런데 우리는 왜 GNI 3만 달러 아래 중진국 함정에 빠져 있는가. 오랜 경제 불황 탓이다. 소득이 줄어 위축된 소비가 기업의 투자와 고용 저하로 이어지고 다시 소득 감소로 돌아오는 악순환에 빠져 있는 거다. 가계 빚만도 1천344조원으로 늘었고. 그런데 괴이한 건 주식시장의 상승하는 코스피 지수고 미국의 금리가 올랐는데도 환율은 하락하는 거다. 부자들과 대기업은 투자를 꺼려 돈을 쌓아 두고….

총체적 위기다. 경제가 그런 데다가 OECD 국가 중 최저 출산율로 인구절벽이 코앞이고 노인 자살률 또한 부끄러운 세계 1위인 데다가 극심한 안보 불안 등. 그래도 유력 대선 주자는 정권교체와 적폐 청산만을 부르짖을 뿐 경제를 어떻게, 안보 불안을 어쩌겠다는 소리는 없다. 저 세월이 무섭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