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미래' 창당, 평균 35세 주목
"청년 공약에 우리 목소리 없어"
정치 관심없던 이들도 참여의지
최저시급 1만원등 '사이다 정책'
5·9 대선이 채 40일도 남지 않았다. 정치 분석가들은 보수와 진보라는 이분법적 틀로 유권자의 표심을 구분 짓고는 한다. 이런 흐름에서 '청년'이라는 세대문제를 앞세운 젊은층의 정치 참여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초 청년정당 '우리미래'가 창당했다. 당원은 7천여 명. 평균 나이는 약 35세. 그야말로 젊디젊은 청년당이다. 현재 인천·경기·서울·부산·대구 등 전국 5개 지역에 시·도당을 두고 있는데, 우리미래 인천시당의 당원은 1천 명이 조금 넘는다. 이들 중 60%가 20~30대다.
우리미래 인천시당은 지난해 말부터 저녁마다 인천의 대표적인 젊은층 집결지인 구월동 로데오거리나 부평구 문화의거리 등지에서 당원 모집활동을 했다. 이때 유흥가 음식점이나 주점 등에서 소위 '삐끼'(호객꾼)로 일하는 청년들도 '최저시급 시간당 1만원' 등 정당 정책에 공감한다며 당원 가입을 했다.
안재호(37) 우리미래 인천시당 대표는 "오히려 호객행위 일을 하는 청년들이 나서서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에게 정당 홍보를 해줬다"며 "한 50대 후반 아주머니는 자녀가 느끼는 고민이라 자신도 공감한다며 당원으로 가입하기도 했다"고 했다.
청년들이 기성 정당에 참여하는 대신 독자적인 정당을 창당해 정치에 뛰어든 이유는 뭘까.
이승민(30) 우리미래 인천시당 사무국장은 "기존 정당들이 저마다 청년문제 관련 각종 공약이나 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정작 목소리를 내는 주체에선 당사자인 청년이 빠져있다"며 "기성 정치권에 들러리를 서기보다는 스스로 청년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앞장선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우리미래에 가입한 당원은 '부평 문화의거리 삐끼들'처럼 기존 정치권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사람이 많다고 한다. 이승민 인천시당 사무국장 또한 부모님의 경제적 지원으로 미국 어학연수를 다녀온 뒤 대학을 졸업해 2년 전 대기업에 입사했다. 하지만 그는 "대기업 신입사원조차 앞으로 직장생활을 해도 부모세대보다 나은 삶을 살기 힘들다는 걸 깨달았다"며 "지금의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을 바꾸고 싶다"고 올해 초 사표를 던졌다.
우리미래가 내세우고 있는 주요 정책은 최저임금 시간당 1만원, 무상 대학교육, 국선공인중개사, 육아휴직 3년 등 '청년독립'과 최근 북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논쟁이 활발한 '기본소득 도입', '주 35시간 근로시간 정착' 등이다.
정치제도로는 '국민소환권과 국민발안권 확대', '만 16세 선거권 도입' 등을 주장하고 있다. 또 통일이 미래 국가성장동력임을 강조하며 '통일특별자치도 지정', '통일익스프레스(철도) 개통' 등도 주요 정책으로 설정했다. 5월 대선에선 독자적인 후보도 내기로 했다.
안재호 인천시당 대표는 "전통적인 정치이념에서 벗어난 정책정당이 목표"라며 "대선 이후 인천지역 청년문제 관련 활동을 본격적으로 펼칠 계획"이라고 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