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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평창동계올림픽이 30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림픽 주 무대가 될 평창 알펜시아에 마련된 축구경기장에서 강원fc선수들과 전북현대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고 있다. /강원일보=박승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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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 선수들의 참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사진은 강릉을 찾은 북한 아이스하키 선수단이 지난 5일 남북공동응원단에게 인사를 하는 모습. /강원일보=권태명기자

5·9대선까지 남은 시간은 딱 29일. 민심은 여전히 화가 나 있다. 그동안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정치권을 혼내주기 위해 단단히 벼르는 분위기다. 그러나 눈 앞에 놓인 선택지를 아직 고르지는 못한 눈치다. 보수 텃밭으로 통했던 강원도의 경우 더욱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지역 현안 해결, 정권 교체, 보수 정체성 유지 등 얽히고 설킨 강원민심을 들여다 봤다.

■'지역현안 해결 적임자 뽑겠다'정책·공약에 집중

= 녹록치 않은 경제상황은 정치적 이념보다 정책과 공약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적지 않은 도민들이 지역 현안을 해결해줄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2018평창동계올림픽, 금강산 관광 재개, 규제완화 등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현안을 안고 있는 지자체에서 이런 목소리가 많았다. 고성주민 김모(50)씨는 "정당을 떠나 생업이 달린 금강산 육로관광을 재개하는 후보를 무조건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올림픽 개최지 주민인 이윤상(55·평창)씨는 "올림픽 성공 개최를 이끌 후보가 당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침체된 상경기를 우려하는 자영업자 윤모(54·인제군)씨는 "먹고 살기 너무 힘들다. 경제를 살릴 후보를 찾고 있다"고 했다. 태백에서는 "장성광업소 폐광 사태에 대비해 지역 정주기반을 확실히 재건시켜 줄 후보가 적임자"라는 여론이 대다수다. 각종 규제가 심각한 철원에서는 평화산업단지, DMZ평화생태공원, 경원선 복원사업 등에 대해 후보들이 확실한 공약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권교체는 당연, '문재인이냐! 안철수냐!'

= 선택의 기준을 '누가 정권교체 적임자냐'에 놓는 이들도 많았다. 박근혜 정부와 집권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정권교체로 보여줘야 한다는 뜻이다. 유난히 보수색이 짙었던 도내 시·군에서도 이런 기류가 어느 정도 형성돼 있었다. 강릉에 사는 최모(여·41)씨는 "강릉에서 항상 보수 후보를 찍어주니까 항상 무대접·푸대접을 받는 것"이라며 "더이상 강원도가 '보수의 텃밭'이라는 소리를 들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양구주민 김모(40)씨는 "적폐청산에 가장 적합한 세력은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라고 생각한다. 문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횡성에 사는 50대 주민은 "지금까지 한번도 야당 후보를 찍은 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안철수 후보를 찍겠다. 잘 할 것 같다"고 했다. 도시지역은 이런 기류가 좀 더 강했다. 공무원 오모(48·춘천시 석사동)씨는 "정권교체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문재인 후보가 그나마 검증된 인물인 것 같다. 준비도 다른 후보들보다는 오래했다"고 평가했다. 최원식(40·원주시)씨는 "기존 정치의 구태를 답습해서는 안된다. 정치적으로 때가 덜 묻고, 신선한 안철수 후보에게 믿음이 간다"고 털어놨다.

■ '미워도 다시 한번' 보수에 기회 줘야

= 20여년간 이어져온 정치적 이념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이들 역시 적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가 일부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민주당이나 국민의당, 정의당에 정권을 맡길수는 없다는 것이다. 표심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갈라졌다. 이모(71·겅릉시)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등 과한 측면이 있다. 여전히 박 전 대통령과 자유한국당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안모(55·홍천)씨도 "나는 보수다. 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썩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홍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20~40대에서는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얘기가 많이 나왔다. 원모(여·31·춘천시)씨는 "옛 야권에 투표하기는 싫고 한국당에 표를 주자니 박근혜 정부의 연장선이 되는 것 같다. 유승민 후보를 찍겠다"고 했다. 진모(29·화천군)씨는 "지지율이 낮은 것이 흠이지만 기존 친박(친박근혜계) 이미지가 강한 한국당으로는 안된다. 유 후보가 잘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정치권만 난리'…유권자 체감온도 낮아

=잰 걸음을 하고 있는 정치권과 달리 일부 도민은 선거 분위기를 체감할 수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대선 후보들의 지역 방문이 뜸한데다 아직까지 제대로 된 도 공약을 내놓은 후보가 적은 탓이다. 화천에서 택시기사를 하고 있는 김모(51)씨는 "모든 정당이 대선후보를 결정하고 선거전에 들어갔지만 반응은 싸늘하다. 정치판에 있는 사람들과 언론만 난리"라고 했다. 

영월지역 50대 택시기사 역시 "손님들을 태워보면 대선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속초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박모(48)씨는 "국민을 우습게 알고 싸움질만 하는 정치권에 환멸을 느낀다"며 "다음 대통령은 제발 초심을 잃지 알고 국민 무서운 줄 아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어느 정당 할 것 없이 '찍고 싶은 사람이 없다'는 목소리도 높다. 김모(55·춘천시)씨는 "솔직히 마음에 쏙 드는 후보가 없다. 갈수록 실망이 커지고 있다. 이러다가는 투표 날까지 마음을 못 정할것 같다"고 말했다. 최모(여·44·원주시)씨도 "급작스럽게 대선을 치르다 보니 후보나 정당이나 준비가 덜 된 느낌"이라며 "눈길 가는 후보가 없어 대선에 대한 흥미도 떨어졌다"고 했다.

/한신협 강원일보=원선영기자 haru@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