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운영 능력 보여주는게 우선
'아들의혹' 10년전 이야기 되풀이"
安 "문 '적폐세력 지지받는다' 비난
묵과할 수 없는 발언… 국민 모독
본인 잘못 모른채 민낯 다 드러내"
각종 여론조사 상 대세론의 두 축을 이루고 있는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연일 날선 공방을 주고받으며 치열한 주도권 싸움을 펼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 후보는 9일 한 언론인터뷰에서 "나는 흙수저의 아픔을 공감하며 살아왔지만 안 후보야말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분"이라며 안 후보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앞서 안 후보는 문 후보를 '무능한 상속자'라고 규정하며 '자수성가하는 사람이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문 후보는 자신을 흙수저에, 안 후보를 금수저에 비유하며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박지원 대표의 아바타 같다. 국정경험이 없는 데다 국민의당은 40석뿐"이라며 "인수위 없이 국정을 인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국정운영 능력을 먼저 보여주는 게 우선"이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자신의 아들 취업 특혜의혹이 꾸준히 제기되는 부분에 대해선 "털어도 털어도 다른 흠이 발견되지 않으니 10년 전 이야기를 되풀이하는 것"이라며 "그만큼 저를 공격할 거리가 없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국민의당 안 후보도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안 후보는 문 후보가 "적폐세력의 지지도 많이 받는다"고 언급한 부분을 두고 "묵과할 수 없다. 이런 사고방식을 가진 정치인이 정치하면 안 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정치인들이 서로 비판하는 건 당연하지만, '스페어타이어' '질소포장지' '적폐세력의 지지받는 후보' 등으로 비판하는 건 국민과 유권자를 모독하는 것"이라며 "본인들이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잘못도 모른 채 내뱉고 있는 것이다. 사고방식의 민낯을 다 드러냈다"고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각 정당에서는 더 높은 수위의 공세를 펼쳤다. 문 후보 측 윤관석 공보단장은 이날 오후 5분 사이에 4개의 논평을 쏟아내며 안 후보를 향해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윤 단장은 '차떼기' 의혹관련 안 후보 측이 '꼬리자르기'에 나서고 있다는 점과 안 후보가 사드관련 최근 말을 바꿨다는 부분을 집중 공격하는 한편, 최근 불거진 '현충원 갑질논란 의혹' 건도 언급하며 강하게 비난했다.
윤 단장은 "단지 선거를 위해서라면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철학도 원칙도 바꾸는 게 안 후보의 정체냐"며 "신고한 재산만 1천195억원이나 되는 안 후보가 갑자기 서민 코스프레를 하고 있지만 '황제' 본능이 사라지겠는가. 입만 열면 자수성가했다고 떠들지만 안 후보는 단 한 번도 VIP가 아닌 적이 없었다"며 원색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이에 안 후보 측 문형주 부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내고 "문재인 캠프 측은 터무니없는 흑색선전에 매달리는 것 밖에는 별다른 수단이 없느냐"며 "말도 안 되는 네거티브 공세로는 무너진 대세론이 회복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받아쳤다.
당 고연호 대변인도 "한 번이라도 맞붙은 상대를 '질리게' 만드는 패권정치, 대본이 없으면 토론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무능, 하루가 멀다 하고 드러나는 말 바꾸기로 국민의 신뢰가 떨어졌다"며 "문재인 캠프는 지금 국민의당 국정운영을 걱정할 때가 아니다"고 응수했다.
/송수은·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