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S보다도 더한 살인마가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Assad·52)다. 그는 2011년 '아랍의 봄' 때 시리아에서도 반독재 투쟁이 번지자 탱크와 장갑차로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깔아뭉갰다. 그 후 반정부 세력은 확산, 오늘까지 내전으로 이어졌고 초기 희생자만 30만명이었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또 2011년 3월 이후 고문으로 인한 시리아 옥사자만도 1만7천723명이라고 작년 6월 밝혔고 아사드는 생화학무기까지 사용했다. 지난 주말 미·중 정상회담 때 미국이 시리아 공군기지에 토마호크 미사일 59발을 퍼부은 것도 생화학무기로 무고한 시민과 어린이들이 거품을 물고 눈이 뒤집히며 죽어가는 모습에 격분한 결과였다. 시리아는 2013년에도 반군지역을 사린가스로 공격, 1천400명이 숨졌고 2014~15년에도 몇 차례 화학무기를 썼다고 작년 8월 국제화학무기금지기구(OPCW)가 보고했다.
하지만 북한 김정은이 이복형 김정남 암살에 쓴 VX는 시리아가 툭하면 살포하는 사린가스보다도 백배는 독하다. 아사드와 김정은은 닮았다. 아사드는 35세인 2000년 아버지 하페즈 알 아사드 대통령이 급사하자 1인 후보로 출마, 97.2% 지지율로 당선돼 오늘에 이른 영구 독재자다. 문제는 러시아다. 중국이 북한 핵을 감싸듯이 러시아는 아사드의 뒷방패 역할을 하고 있다. 중동에 세력 확장을 꾀하는 푸틴을 위해 시리아 서쪽 지중해 연안 타르투스(Tartous)항에 러시아 해군기지를 확보, 한 패가 된 거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극악무도한 아사드 정권에 동조하다니! 러시아어로 '뽀들라'→비굴하기 짝이 없다. 그런 러시아는 2013년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을 터키 정부가 시신 부검으로 확인했는데도 근거 없는 비판이라고 했고 미국의 이번 시리아 미사일 공격도 '주권 국가 침략'이라고 비난했다.
Syria 어원은 빛과 일출이다. 그 빛과 해돋이를 전쟁 먹구름으로 뒤덮고 있다면 김정은은? 6차 핵실험 준비에 미쳐 있는 그를 엊그제 미국 의회에선 maniac(미치광이), crazy fat kid(미친 뚱보 아이)라고 질타했듯이 그의 광기(狂氣)는 언제까지 뻗칠 것인가. 토마호크 미사일 없이 그의 광기를 차단하는 방책은 없는 건가?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