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운드 바운드' 활성사업
행사 막바지에 돌연 중단
작년 새 대표이사 부임후
명칭·성격 바뀌며 '예산 0'
주최측 "대표 사퇴" 반발
인천문화재단(이하 재단)이 지역 민간단체가 기획해 수년간 가꿔온 음악축제를 활성화하겠다며 관련 예산을 세워두고 협의를 진행해오다 행사 막바지에 이르러 돌연 사업을 중단했다. 재단의 말 바꾸기에 피해를 입은 축제 기획사를 비롯한 지역 문화예술계 일각에서는 최진용 재단 대표이사의 퇴진과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행사는 지난 2013년에 시작된 '사운드 바운드'라는 음악축제로, 인천 구도심 개항장 일대 곳곳에 숨겨진 오래된 근대 건축물 등 이색적인 공간을 티켓 1장으로 돌아다니며 다양한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짜여졌다.
지난해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역의 문화예술분야 우수사례로 소개했을 정도로 지역을 대표하는 음악축제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 축제에 재단이 러브콜을 보낸 것은 지난해 말. 재단은 축제를 활성화하겠다며 1억5천만원의 예산과 함께 '2017년 재단 사업기본계획(안)'에 '사운드 바운드'를 포함시켰다.
인천 개항장을 기반으로, 지역 투어 음악축제라는 새로운 형태의 지역 음악축제 모델을 제시하고, 문화기반 도심 활성화의 모범적인 사례를 창출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사운드 바운드를 주최할 기획사 측은 1억5천만원의 예산을 투입할 준비를 하고 장소 섭외와 뮤지션 섭외 등 제반 사항을 준비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최 대표이사가 부임한 뒤 '사운드 바운드'는 완전히 다른 행사로 바뀌기 시작했다. '사운드 바운드'가 '개항장 음악축제'로 이름이 바뀌더니, 행사 성격도 이른바 '인디밴드' 중심의 대중음악에서 관현악·합창 등으로 변경됐고 장소도 인천 내항 8부두로 확대된 것이다.
재단이 행사 명칭과 성격 등을 바꾸는 사이 자연스레 뮤지션 섭외 등 '사운드 바운드'에 할당된 예산은 줄어들다 나중에는 '0'원이 됐다. 사업 자체가 원점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사운드 바운드 관계자는 "예산안과 사업계획서에 따라 추진되던 '사운드 바운드'라는 용어는 사라지고 어느 순간 '개항장음악축제'만 남게됐다. 이는 사실상 재단의 예산 가로채기"라며 "재단 대표이사는 공개 사과는 물론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단 측은 '사운드 바운드'를 위해 수립된 예산을 결과적으로 다른 사업에 사용하게 된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재단 관계자는 "사업변경에 필요한 절차 검토를 이제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음악축제 키운다더니 '말바꾼 인천문화재단'
입력 2017-04-10 22:38
수정 2017-04-10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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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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