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선 삼국시대에는 한강하구를 차지하는 나라가 그 시대의 주도권을 잡았다. 백제, 고구려, 신라는 각각 한강하구를 장악했던 4, 5, 6세기 최고의 전성기를 누릴 수 있었다.
한강하구가 막혔을 땐 국가적인 위기를 맞았다. 조선 후기 병인(丙寅)·신미(辛未)양요 때가 대표적이다. 특히 병인양요 땐 프랑스 함대가 물길을 막아 도성으로의 생필품 반입이 중단됐고, 정국도 극도의 혼란 상황으로 빠졌다.
한강하구는 한국전쟁으로 또다시 막혀, 60년이 넘은 지금까지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강하구의 평화적 활용방안 찾기에 나선 인천시와 경기도, 서울시의 최근 움직임이 주목된다. 한강하구를 활용해 남북이 함께할 수 있는 관광콘텐츠를 개발해보겠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새롭게 출범할 정부에 구체적인 방안을 제안해 공동 추진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경제적인 효과는 물론, 남북 통일기반 조성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북한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간 대립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최고조로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유력 대선 후보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연일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인천시와 경기도, 서울시가 함께 나선 한강하구 활용방안 찾기는 북한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반길 만한 일이다. 한강하구는 언제나 열려있을 때 국가의 번영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이현준 인천본사 정치부 차장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