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우 협력은 안 할 수가 없다. 신체 기능만 해도 좌우 두 눈으로 보고 좌우 두 귀로 듣는다. 좌우 콧구멍도 필요하니까 그리 뚫렸고. 숨도 좌우 폐로 쉬고 콩팥(신장) 두 쪽도 두 개라야 기능이 온전하다. 손과 발도 마찬가지다. 동양에 많은 오른손잡이와 서양에 흔한 왼손잡이는 좌우 한 쪽 기능이 뛰어나지만 그래도 좌우 협력은 불가결이다. 고환조차도 필요하니까 두 쪽일 것이고…. 중요하지 않은 듯 중요한 건 또 좌뇌와 우뇌 구실이다. 새도 한 쪽 날개로는 날지 못하고 새를 흉내 낸 비행기도 그렇다. 차도(車道) 역시 우측통행 또는 좌측통행 나라가 다르지만 그 반대쪽은 좌 또는 우다. 그런데 정당, 이념적 좌파와 우파―좌익과 우익만은 왜 반목, 헐뜯기만 하는 건가. 18세기 프랑스혁명 때 급진적 공화파인 자코뱅(Jacobin)당 의원들이 의석 왼쪽에, 온건 공화파인 지롱드(Gironde)당이 오른쪽에 앉았대서 생긴 말이 우익과 좌익이라지만 별나고 괴이하다.
영어부터 웃긴다. leftish(좌경적인), leftism(좌익주의), leftist(좌파, 좌익)는 그렇다 치고 왜 left-footed(왼발잡이) 뜻이 '서투른'이고 left-handed(왼손잡이) 역시 '서투른, 어정쩡한, 애매한, 성의 없는'이라는 뜻인가. 고어(古語) left는 불길하다는 뜻도 있고 fell left out은 '소외감을 갖다'는 뜻이다. 심지어 left-off는 '내버린, 그만둔'이고 leftover는 '나머지, 찌꺼기'다. 식당서 먹다 남은 음식이 바로 leftover다. 그런 左와는 반대로 right(右)는 '옳다, 정의'고 right place는 '착한 사람'이다. 중국어도 左道(쭈어따오)는 '사도(邪道), 나쁜 길'이고 左的(쭈어더)은 '나쁜 짓, 가짜, 조악품'이다. 左見은 '잘못된 편견', 左計는 '잘못된 계획, 오산, 실책', 左癖(좌벽)은 '나쁜 버릇'이고. 일본어 左黨(히다리토)은 또 엉뚱하게도 '술꾼, 주당'이고 左官(사칸)은 미장이다.
나쁜 뜻은 左자 돌림 어휘에 많고 거의 전부다. 그런데 왜 읽는, 부르는 순서는 '右左'가 아닌 '左右'로 左가 먼저고 '우좌대립'이 아닌 좌우대립인가. 왜 또 右는 보전하려는 '보수'고 左는 나아가려는 '진보'인가. 우파가 괴멸, 좌파 세상이 코앞이다. 김정은만 숭앙 안하면 다행이련만….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