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항 1·8부두 재개발사업에 포함된 상상플랫폼을 '문화예술 복합공간'으로 조성하려는 인천시 계획에 대해 중구청은 관광시설로 활용돼야 한다는 분명한 의사를 밝히고 있다. 상상플랫폼은 인천시 '문화주권' 주요 사업인 '개항문화플랫폼'의 핵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인천시는 상상플랫폼을 단순한 문화예술 전시 공간이 아닌 관광객을 모으고 일자리를 창출할 시설로 조성해 중구청·인천항미래희망연대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도 확인된다. 그 주인공인 '8부두 창고(1978년 건립)'는 길이 270m 너비 45m 면적 15만㎡로 기둥과 벽이 없는 단일 공간으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이다.
인천시는 '내항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의 범위를 내항 주변인 중구 항동 일대까지 확대하는 용역과 관련해 주민·전문가·항만업체 등으로 구성된 지역협의체를 구성·운영하는 방안을 해양수산부에 건의했고, 가능하다는 답을 얻었다고 한다.
인천건축사회는 건축도시 전문가인 지역대학 교수들을 대동하고 지난달 일본 가나가와현 건축사회를 방문해 상호 협력을 약속했다. 특히 구도심 도시재생의 성공 모델로 꼽히는 '미나토미라이21' 지역을 탐방하기도 했다. 당시 보고 배운 것을 토대로 올해 19회를 맞이하는 인천건축문화제와 연계한 토론·좌담회를 구상하고 있기도 하다.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21'은 낙후된 항만 지역을 업무·상업·문화·주거 등 복합용도로 개발해 전통과 역사를 보존한 중요한 사례이다. 아카렌가소고, 뱅크아트1929 등 개항기 시대에 사용한 창고 건물을 쇼핑 문화공간으로 사용했고, 은행 건물(1929년)을 젊은 예술인들에게 스튜디오로 임대해 전시 및 작업 공간으로 활용한 예를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창조문화도시는 '도시가 가지고 있는 유·무형의 문화적 자원을 활용해 도시를 재생하는 효과를 얻고자 하는 것'이다.
1985년 건설돼 고철과 벌크화물을 처리하던 고철부두인 내항 8부두를 시민에게 돌려달라는 행동으로 친수공간 조성을 촉구하면서 거리로 뛰쳐나온 것이 벌써 10년이 지나간다.
이제 쇠락하고 낙후된 도시가 경제·사회적으로 재생되어 우리의 삶이 녹아들고 있는 폭넓은 '창조도시사업'을 시작하자. 감동과 새 가치를 생산하는 '문화예술'에 '창조성'을 투입해 '시민 활력'을 이끌어 내고 도시의 새 매력을 만들어 내보자.
요코하마의 창조도시사업에서 유능한 도시 디자이너와 건축가들의 역할을, 그리고 주민을 주체로 세워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흔들리지 않고 추진한 우직함을 배워보자. 그리하여 지역마다 다른 도시디자인을 창조해 내자.
지자체가 정부 주도의 사업을 따라가는, 또 지자체의 정책을 지역주민들이 순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난 최초의 사례를 기대해 본다.
/류재경 인천시건축사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