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4곳중 3곳서 당선
적어도 보수표심 건재 확인
바른정당 이겨 '고무적' 평가
규모작아 '확대 해석' 지적도


"수도권 샤이 보수의 힘이 밖으로 표출됐다."

대선 직전 수도권 민심 풍향계로 주목받은 '4·12 재보선'이 자유한국당의 승리라는 의외(?)의 결과로 끝난데 대한 정치권의 분석이다. 경기지역 기초단체장 2곳·광역의원 2곳 등 모두 4곳에 불과한 초미니 재보선이지만, 리트머스 시험지처럼 보수 유권자의 표심을 확인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샤이 보수'란 보수성향의 유권자들이 여론조사 등에서 무응답 또는 성향을 숨기는 현상을 말한다. 이 때문에 보수정당과 후보에 대한 지지는 간혹 알려진 여론조사보다 실제 선거에서 더 높게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이번 선거결과가 대선과 직결된다고 해석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대선에 앞서 보수표심이 건재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이번 재보선에서 수도권은 서울·인천은 해당 없이 하남시장과 포천시장, 그리고 용인과 포천의 광역의원 선거로 치러졌다. 자유한국당은 이중 포천시장 김종천, 광역의원 용인3 김종철·포천2 김성남 후보 등 3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하남시장만 더불어민주당 오수봉 후보(37.8%)가 승리하며 민주당의 텃밭을 지켰지만, 압승은 아니었다. 이곳에서도 자유한국당 윤재군 후보는 28.18%의 득표로 1위와 한자릿수 안팎의 승부를 벌였고, 한나라당 출신으로 중도보수 성향으로 분류된 유형욱(국민의당) 후보 역시 27.51%나 얻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보수 대결도 자유한국당의 완승으로 마무리 되면서, 무게추가 기울어졌다는 평가다. 바른정당은 하남에 출마한 윤완채 후보와 포천의 정종근 후보가 각각 6.49%·15.76%의 득표율에 그치면서 4위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자유한국당 내에서는 '보수결집의 신호탄', '적통보수의 확인' 등의 자평이 나오는 모습이다. 자유한국당 측 관계자는 "현재 여론조사 등에서는 보수 민심이 숨어 있다. 수도권 선거에서 승리한 점은 고무적이며 희망을 갖게 한다"고 했다.

다른 정치권 관계자도 "재보선에서 드러난 자유한국당에 대한 지지가 대선까지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보수 표심과 적극적 투표층의 중요성을 보여준 결과로 볼 수 있다"며 "보수의 힘이 확인된 만큼 중도보수를 잡기 위한 대선 주자들의 우클릭 경쟁이 이어질 수 있다. 최근의 안보경쟁도 이를 증명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도권 재보선 규모가 너무 작고 투표율도 낮아 대선과의 연계분석 자체가 무리라는 주장도 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재보선은 소(小)지역주의 등이 작용하는 데다 투표율도 낮아 유권자 성향을 제대로 분석하기 어렵다"며 "이에 이번 결과도 자유한국당에 대한 민심의 선택이라고 보는 것은 물론 대선과 연계분석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성기자 mr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