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봄이고 몸은 나른해진다. 색색의 식재료들이 진열대를 채우고 느슨해진 문틈으로 음식냄새가 퍼진다. 서점가에는 봄에 어울리는 맛과 음식을 소개하는 책들이 하나 둘 자리를 잡았다. 오감을 만족시키는 책들이 군침을 돌게한다.

이탈리아 요리계 스타 셰프
13명 스님과 사찰음식 여정

■ 스님, 절밥은 왜 그리도 맛이 좋습니까┃박찬일 지음. 불광출판사펴냄. 304쪽. 1만6천원

스님, 절밥은 왜 그리도 맛이 좋습니까
현대인의 극단적 식습관인 폭식과 미식 사이에서 잊혀져가는 본류의 맛을 찾아가는 여정을 기록한 책이다. 이탈리아 요리계의 스타 셰프이자, 글 잘 쓰는 요리사로 알려진 박찬일이 자연에서 막 거둔 재료에 과장이 없는 조리 과정과 양념을 더한 최선의 맛을 찾아 산과 들, 바다를 누볐다.

여정에는 정관, 선재, 대안, 우관, 적문 스님 등 사찰음식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열세 분의 스님이 동행했고, 농부들은 그들이 일구는 땅으로 기꺼이 안내했다.

그리고 봄 여름 가을 겨울 이 땅에서 자라는 작물이 가장 성숙한 때를 기다렸다가 손수 거두어 음식을 만들었다. 3년 동안 이어진 맛의 성찬이 우리의 식습관을 돌아보게 한다.

생소한 식재료 산지 발품
'푸드 포토그래퍼' 스토리

■ 365일 음식일기┃김연미 지음. 이봄 펴냄. 480쪽. 2만3천원

365일 음식일기
저자는 한때 채식주의자였다. 채소와 과일에 대한 관심을 사진에 담아내던 와중에 포토그래퍼인 남편을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푸드 포토그래퍼의 길에 들어섰다. 푸드 포토그래퍼는 국내에서 조금은 생소한 직업이다. 포토그래퍼가 '음식 사진도' 찍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푸드 포토그래퍼라는 직업군이 푸드 컬처의 한 부분을 담당하는 추세다. 좋은 제철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재료의 특성을 예리하게 포착해내는 푸드 포토그래퍼들에 대한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저자의 사진과 이야기 또한 네이버 포스트에 연재되면서, 통산 150만 뷰를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저자는 음식과 식재료에 관한 정보를 담기위해 재료의 산지를 직접 찾고, 생산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으며 사진을 찍었다. 우리가 몰랐던 식재료에 관한 이야기가 일기처럼 펼쳐진다.

수채화로 그린 감성 요리
손글씨로 직접 쓴 레시피

■ 요리사의 그림 노트┃최석원 지음. 이밥차 펴냄. 156쪽. 1만2천원


요리사의 그림노트
그림 그리는 셰프의 그림 레시피북이다. 수채화로 그린 감성적인 요리 그림과 손 글씨로 적은 레시피가 페이지에 담겼다.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셰프의 에피소드도 가득하다.

'가지를 싫어하는 딸을 위해 만든 요리', '부부 싸움을 한 뒤 아내가 접시를 싹 비운 파스타'처럼 요리사의 일상이 메뉴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딱딱한 규칙 대신 원하는 스타일대로, 때로는 시판 제품으로 더 간단하고 자유롭게 요리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눈이 즐거워 먹기 아까운
캐릭터 요리 세계 GoGo

■ 도쿄 장남매 캐릭터 밥상┃전혜원 지음. 라이스트리 펴냄. 232쪽. 1만6천원


도쿄장남매
편식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입맛 까다롭고 예민한 큰아이를 둔 저자는 어떻게든 아이에게 음식을 먹여보겠다는 일념으로 캐릭터 요리 세계에 입문했다.

차츰 아이의 식습관이 개선되면서 더 깊이 연구하고 공부한 덕에 그녀는 이제 캐릭터 요리로 유명 인사가 되었다.

눈이 즐겁고, 먹기는 아까운 요리들을 소개한다.

/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