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 미치는 영향 조금씩 커져
심각한 위해 가할 것으로 예상
전문가들 의학·보건학적으로
좀더 철저히 규명 어찌할 수 없는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지혜 필요
필자는 지난 달 과천에서 서울 방향으로 운전을 하고 있었는데 과천에서 바라본 북쪽 하늘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한 낮인데도 먹장구름이 드리워진 듯 컴컴했다.
미세먼지의 주요한 국내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대표적인 것으로는 산업화, 도시화 과정에서 산업단지 조성과 아파트단지 조성과 같은 대규모 개발, 마이카 붐으로 인한 자동차 보유 대수 증가와 이로 인한 운행증가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최근의 미세먼지는 이러한 일반적인 배경으로만 설명하거나 이해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입자크기가 아주 작은 미세먼지는 풍향·풍속은 물론 기압배치 같은 고층기상조건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는데, 한국은 중위도 편서풍 지대에 위치하여 서풍계열의 기류가 주풍이 될 경우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중국에서 발생되는 대기오염물질의 일부가 한반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예상을 할 수 있다.
그동안 대기오염물질의 국가간, 지역간 이동현상은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어 왔다. 청정 지역에서의 오염물질 농도상승은 지구환경 변화를 야기시킬 수 있으며, 오염물질의 장거리 이동은 국가간 분쟁으로 이어질 소지를 안고 있다.
이미 북미와 유럽에서는 국가간 오염물질 이동이 쟁점으로 부각된 바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진국에서는 측정, 모델링, 위해성 평가 그리고 다양한 기술적, 경제적 분석 등 기초연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유럽과 북미에서의 연구노력을 거울삼아 동북아시아 지역 국가들도 이에 대한 연구 활동 및 대응 노력을 좀더 확대하여야할 시점이다.
그동안 국내외에서 동북아지역의 대기오염과 관련된 연구들을 활발히 수행해 왔으며, 한반도 대기질에 대한 중국의 영향도 부분적으로 밝혀지고 있다. 오래 전부터 일본은 일본의 서쪽 지역인 오키섬을 비롯한 서부해안지역에 대륙과 한반도에서 이동해 오는 오염물질을 감시하기 위한 측정소를 운영해 왔고, 우리나라에서도 청정지역인 제주도를 비롯한 서해안 지역에 측정소를 운영해 왔다, 특히 전문가라면 모두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풍상방향(발생원)에 위치한 국가 또는 지역에서는 인간과 지구환경을 걱정하는 마음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신뢰할수 있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필자는 먼지에 대해서 직접 측정하고 연구한 적이 있다. 1970년대 말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전국의 대기질조사와 관련된 과제에 참여하며 전국 주요 산업단지 및 발전소 주변의 강하분진과 부유분진, 굴뚝 배출 분진농도를 측정한 적이 있으며, '90년대 이후에는 중부지역 대기오염측정망에 대한 실태파악과 제주도 고산과 같은 청정지역을 중심으로 오염물질의 장거리 이동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먼지에 대해 측정하고 결과를 분석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분명한 사실은 1970∼1980년대 대기질과 관련된 사회적 문제는 대규모산업단지 주변이나 화력발전소 주변지역이 주류를 이루었고, 외부에서 이동되어오는 오염물질은 황사와 일부 오염물질이 있었으나 발생빈도는 낮은 편이었다. 최근의 미세먼지 문제는 발생빈도도 높을 뿐 아니라 농도가 높아 인체에 심각한 위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토록 미세먼지가 상당히 우려할 수준인데도 우리 자신은 체감적으로 점점 둔감해 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예를 들어 미세먼지 농도는 과거와 비교하여 증가일로에 있는데 기준은 입자크기별로 세분화되면서 농도기준에 따라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조금씩 변화되는 것 같다. 앞으로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의학적, 보건학적으로 좀더 철저히 규명하여 어찌할 수 없는 환경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이라면 무엇이 문제인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에는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 문제이다. 미세먼지가 자욱한 날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마음에 제갈공명이 적벽대전에서 동남풍을 불게 했다는 고사를 생각하며 누군가가 동남풍이라도 불게해서 미세먼지를 몰아냈으면 하는 기대도 하게 된다.
/우완기 장안대학교 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