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경찰서 금오지구대 순경 김현준
김현준 의정부경찰서 금오지구대 순경
최근 112신고센터를 소재로 한 '보이스'라는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다. 여기서 악역으로 엽기적인 연쇄 살인마가 등장하는데, 재벌 2세로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어린 시절 아버지의 폭력적인 모습에 충격을 받은 이후 점차 사이코패스로 돌변하면서 살인을 저지른다. 드라마는 이처럼 가정환경이 미치는 영향이 가정 내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61만5천607건의 가정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이는 하루 평균 562건에 달하는 수치이다. 기혼여성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8%가 결혼생활 중 1회 이상의 가정폭력을 경험했다고 한다. 하지만 가정폭력 경험자가 경찰에 신고해 도움을 요청한 비율은 1.3%에 불과하다. 이는 가정폭력은 집안일이나 남의 집일이라는 인식이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경찰에서는 가정폭력 피해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우선, 임시숙소 지원제도이다. 단기적으로는 5일의 숙박비용을 지원하며 장기적으로는 피해자를 위해 최대 2년간 생활할 수 있게 지원도 가능하다. 또 치료비 지원제도도 운영되고 있다. 피해자의 신체적, 정신적 피해 정도를 확인해 긴급의료지원이 필요하면 원스톱지원센터 또는 병원 응급실로 이송 조치하거나 진료비와 치료비를 지원하고 건강보험, 의료급여비 적용 진료비도 지원 가능하다.

이와 함께 심리적·법률적 지원도 빼놓을 수 없다. 112신고를 받고 경찰관이 출동하면 최우선적으로 피해자의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고, 피해자 지원단체의 연계와 사후관리를 도와준다. 여성 긴급전화 1366 센터와 연계해 24시간 상담을 할 수 있고, 대한법률구조공단 등의 무료법률 지원도 가능하다.

가정폭력 피해 상담은 여성 긴급전화 1366(24시간 운영)을 통해 언제나 가능하며, 위급할 때에는 반드시 경찰관서 112에 신고해 경찰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가정폭력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특성 때문에 자녀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돼 대물림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다른 범죄로 전환되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당사자뿐만 아니라 이웃의 관심이 더욱 필요한 시기이다. 가정의 달 5월이다. 내 가정뿐만 아니라 이웃 가정에도 관심을 기울여보자.

/김현준 의정부경찰서 금오지구대 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