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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일주의'라는 트럼프의 강력한 주의(主義) 주장이 '트럼프 독트린(doctrine)'으로 굳어지는 추세다. 미국 대통령 독트린은 전통으로 이어진 지 오래다. 1947년 트루먼 독트린은 소련에 대한 강력한 외교정책이었고 1957년 아이크(아이젠하워) 독트린은 과감한 중동정책이었다. 1970년 닉슨 독트린은 또 미국의 평화전략이었고 조지 부시 독트린은 2001년 9·11 테러 후 대(對)아프가니스탄·이라크 등 선제공격 전략이었다. '먼로 독트린'도 있었다. 미국 여배우 마릴린 먼로가 아니라 제5대 대통령 제임스 먼로(Monroe)의 식민지화 반대와 내정불간섭 원칙주의였다. 그런데 트럼프 독트린은 강력한 실행이 특징이다. 엊그제 아프가니스탄 동부 IS 근거지에 강력한 폭탄 GBU-43을 투하하자 워싱턴포스트가 14일 즉각 'Can He Do That(그는 그걸 할 수 있다)'고 강조했듯이 대북 선제공격도 예외가 아니라는 거다.

미군이 아프가니스탄 IS를 때린 폭탄은 별칭이 MOAB(mother of all bombs)―'폭탄의 어머니'로 한 방에 반경 500m 사방이 박살이 난다는 거다. 그런데 왜 '폭탄의 두목'도 아닌 '폭탄의 어머니'인지는 몰라도 그걸 실전에 처음 사용케 한 것도 트럼프 독트린이다. 그 1주일 전 미·중 정상회담 때는 '시진핑아 보라!'는 듯 시리아 공군기지에 토마호크 미사일(59발) 공격 명령을 내렸다. '한다면 한다'는 그 강력한 트럼프 독트린이 '앨라이(ally→동맹) 독트린'으로도 이어질까. 다시 말해 대북 선제공격도 가능할까. 16일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차관)은 AP통신 인터뷰에서 흰소리 땅땅 쳤다. 'Ready for war if Trump wants it(트럼프가 원한다면 전쟁 준비는 돼 있다'고. 그는 그 이틀 전 일본 오키나와 카데나(嘉手納) 미공군기지에 4열종대로 늘어선 신예 전투기 편대 위용을 봤을까.

하지만 트럼프 독트린이 중국이라는 장벽도 넘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그저께 펜스(Pence) 미 부통령을 따라온 백악관 고문이 '사드배치 연기 운운'했다가 취소됐지만 미국이 중국 눈치보다는 국익 '빅 딜'로 설마 사드배치를 취소하지는 않겠나? 미·중 틈새서 눈치나 봐야 하는 신세가 한심하다 할까.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