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의심정황 경찰신고
응급조치 않고 원장도 쉬쉬
교사 해고… 市, 시정 명령
도내 곳곳서 재발 '불안감'

'어린이집 아동 학대'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대책에도 불구하고 평택에서 학대의심 사고가 추가로 드러나는 등 경기도 내 곳곳에서 사고가 이어져 학부모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7일 평택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평택 K어린이집에서 15개월 된 아이의 팔꿈치가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 아동의 부모는 사고발생 전후 시점에 갑자기 아이가 머리를 잡아 뜯고 소리를 지르는 등 이상행동을 보여 단순 사고가 아닌 지속적인 학대가 의심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실제 피해아동 부모가 어린이집에 요청해 사고 당일의 CC(폐쇄회로)TV를 확인한 결과, 해당 보육교사는 울고 있는 아이의 팔을 붙잡고 들어 올린 뒤 교실로 강제로 끌고 가는 등 강압적으로 아이를 훈육한 모습이 포착됐다.

이로 인해 15개월 된 아이는 팔꿈치가 빠지는 '좌측 근위 요척골 아탈구' 진단을 받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게다가 해당 보육교사는 아이가 우는데도 1시간여 동안 다쳤는지 확인은커녕 달래주지도 않았고 응급조치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어린이집 원장도 사고경위에 대해 관할 관청인 시에 당일 보고를 하지 않는 등 사고를 '쉬쉬'하려는 정황도 드러났다.

영유아보호법상 어린이집은 응급조치 상황이 발생할 경우 학부모에게 바로 알리고 119 등에 신고해야 하며, 원장은 사고 경위를 시에 보고해야 한다.

또 24개월 미만(학부모 동의 시 18개월부터)의 아이는 체육 등 특별활동이 금지돼 있는데도, 이 어린이집은 15개월된 아이에게 특별활동을 시키는 등 부실한 운영실태도 확인됐다. 이번 사고도 특별활동을 마친 아이를 강압적으로 교실로 데려가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피해아동 부모는 "아동보호기관에서도 CCTV를 확인한 뒤 올바른 훈육 방식이 아니라고 할 정도로 강압적으로 아이를 다뤘다"며 "원만히 해결하고 싶었지만, 어린이집에서 사고 당일 외의 CCTV 확인 등에 대해서 비협조적이고 아이의 이상행동 등이 발생하는 등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고 판단, 경찰에 신고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어린이집 원장은 "해당 보육교사를 해고하고 나머지 교사들에게 학대 방지 재교육을 하는 등 사고재발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미흡한 운영에 대해서는 시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고 말했다.

평택경찰서 관계자는 "아동보호기관에서 CCTV를 확인하고 있으며, 결과에 따라 지속적인 학대인지 해당 보육교사 및 원장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수원 광교의 한 어린이집에서도 행주로 닦아낸 음식을 아이들에게 다시 먹이는 등 학대를 한 혐의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다.

또 지난해 12월 남양주의 한 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에서 교사가 5살 원생들을 멍키스패너로 손가락을 조이는 등 때리고 학대했다는 고소가 접수돼 경찰과 검찰이 합동으로 수사를 벌였다.

/김종호·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