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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 학과 통폐합 반대"-17일 오후 경기대학교 학생회관에서 학생들이 내년 초 학교등급평가에서 상위등급을 받기 위한 학교 측의 일방적 학과 통폐합 등 학과 구조조정개편안에 반대하는 대자보를 읽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경기대학교가 순수학문을 통폐합하는 트랙제를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트랙제는 학생들이 계열에 상관없이 희망 진로에 따라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17일 경기대에 따르면 교육부의 대학구조 개혁평가를 앞두고 2018학년도부터 개편된 학과 구조조정안을 적용할 계획이다. 학교가 제시한 조정안을 보면 기존 인문사회대학과 예술체육대학, 경상대학, 이공대학은 인문예술스포츠과학대학과 경상사회과학대학, 창의공과대학과 IDT융합대학 등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대부분 학과는 '트랙'으로 바뀌어, 국어국문과와 문예창작과는 통합돼 한국어문학 트랙으로, 사학과는 역사콘텐츠학 트랙 등으로 변경을 추진한다. 영어영문학과나 중어중문학과, 생명과학과, 화학과 등 어문과 순수학문도 '트랙'으로 대체된다. 기존 학과제보다 교과목 선택 폭이 넓어져 '수요자 중심' 교육이 가능해질 것으로 학교 측은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은 학내 구성원의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됐을 뿐더러, 순수학문을 인기학과와 합병한 뒤 해당 학과를 없애려는 취지라고 비판하고 있다.

한 재학생은 "경기대는 스스로 취업훈련소로 전락하려는가"라며 "다른 학교가 운영하는 트랙제는 학과 안에 세부전공이 트랙으로 조성됐지만, 경기대가 추진할 트랙제는 특수 또는 순수학문을 인기학과와 합병해 해당 학과를 없애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경기대 관계자는 "교육부가 제시한 교육정책에 따라 대학구조평가가 진행되기 때문에 대학 입장에서 이를 무시하고 독자적으로 운영 방안을 정할 수는 없다"며 "현재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청회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개편안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앞으로도 교수 등을 상대로 간담회나 워크숍 등을 진행해 구성원들의 의견을 개편안에 반영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3일 1차 학생 공청회를 개최한 학교는 오는 19일 2차 공청회를 연다.

/이경진기자 lk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