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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두 번째 대선 TV토론에 앞서 정의당 심상정(왼쪽부터),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번 대선 토론은 사상 첫 스탠딩 토론으로 진행됐다. /연합뉴스=서울 국회사진기자단

5당 대선후보 모두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약속하고 선거연령도 하향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주요 후보는 장관 임명시 국회 동의를 받겠다고 했으며, 국민이 참여하는 직접민주주의 제도 확대도 약속하는 등 정치개혁 공약도 내놨다.

그러나 역대 정권에서도 개헌공약은 계속 이행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공약을 제시하는 것보다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文 4년 중임·安 이원집정부제 = 대선 후보 5명은 모두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한목소리를 냈으나 권력구조 등 개헌 방향에 대해서는 차이를 보였다.

일단 대통령 4년 중임제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찬성했다. 문 후보는 차기 대선을 2022년 지방선거와 동시에 진행하고 이때부터 4년 중임제를 적용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홍 후보는 대통령 임기는 4년 중임으로 하되 행정권한과 책임을 내각에 주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제안했다. 유 후보는 통일 전까지는 4년 중임제, 통일이 되면 내각제로 전환 검토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의원내각제는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으면서 이원집정부제 및 권한축소형 대통령제에 무게를 뒀다. 다만, 구체적인 권력구조 개편방안은 공론화를 통해 정해지는 대로 따르겠다고 밝혔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 공약은 의원내각제다. 다만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시 분권형 대통령제도 검토 가능하다는 입장도 같이 밝혔다.

대선 레이스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문 후보와 안 후보는 개헌 준비 방안도 내놨다. 문 후보는 대선 후 정부에도 개헌특위를 구성하겠다고 말했고 안 후보는 청와대에 태스크포스(TF)를 마련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文·安, 장관 임명 국회 동의 약속…洪 특별감찰관 강화 = 최순실게이트로 조기에 대선이 치러지는 상황인 만큼 인사권 등 대통령의 권한축소 문제에 대해서도 후보들은 다양한 공약을 내놨다.

문 후보는 공직자 인사추천 실명제 등을 통해 인사시스템을 투명화하는 한편 장관 임명시 국회의 동의를 의무화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국회는 장관 인사청문회를 진행하나 임명 여부는 대통령 권한이다.

또 국무총리와 장관이 헌법상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는 책임총리·책임장관제도 공약했다. 이와 함께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광화문으로 이전하고 대통령의 24시간을 공개하는 등의 구상도 밝혔다.

안 후보 역시 장관급 이상에 대해서는 국회 임명 동의를 받겠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이 임명권을 가진 대법원장에 대해서는 호선제 도입도 약속했다. 이와 함께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간 소통 강화 차원에서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 사무실을 같은 건물에 위치시키겠다고 공약했다.

홍 후보는 감찰 대상을 수석비서관 이상에서 행정관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대통령 특별감찰관의 권한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유 후보는 부처 장관에게 업무주도권과 인사권을 보장하겠다고 밝혔으며 심 후보는 총리와 장관 등의 헌법상 권한 행사를 약속했다.

◇ 선거연령 18세로 하향…선거제도개편·직접민주주의 도입 공약도 = 5당 대선 후보 모두 선거연령을 현행 19세에서 18세로 낮추는 것에 대해 찬성했다.

보수 성향인 홍 후보와 유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는 대선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만을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할 것(결선투표제)과 함께 국회의원 비례제도 개편을 공약했다.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혁과 관련해 안 후보는 독일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개방명부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공약했다. 심 후보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약속했다. 문 후보는 국회의원 선거에 비례성이 반영되도록 검토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또한, 홍 후보는 국회 상원(50명)·하원(150명)제를 도입하는 한편 이에 맞춰 선거구제도와 행정구역도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현행 소선거구에서 중대 선거구로 선거구 성격이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 후보, 안 후보, 심 후보는 직접민주주의 제도 확대도 공약했다.

문 후보는 국민발안제와 국민소환제 도입 필요성을 시사한 상태이며 안 후보는 국민발안제와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국민공천제도 도입과 국민투표 대상 확대 등을 공약했다. 심 후보도 안 후보와 비슷한 공약을 내놨다.

◇ 지방분권도 강화…청와대·국회의 세종시 이전엔 입장차 = 대선후보들은 모두 지방분권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나 청와대와 세종시의 행정수도 이전에는 입장차를 보였다.

문 후보는 국민 합의를 전제로 청와대와 국회의 세종시 이전을 공약한 반면 안 후보는 청와대와 국회의 세종시 이전에 전제를 붙이지 않았다. 문 후보는 국민이 찬성하면 정치행정수도를 세종시로 이전하겠다고, 안 후보는 헌법에 지방정부를 명시하고 권한을 강화하겠다고 각각 밝혔다.

홍 후보는 청와대를 제외한 정부 부처와 국회의 세종시 이전을 공약했으며 유 후보는 국회의 세종시 이전을 검토해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 역대 대통령도 개헌 공약했으나 미이행…실천은 의문 = 역대 대통령들도 후보 시절 개헌을 공약했다. 하지만 개헌 적기인 집권 초·중반에는 이른바 국정 블랙홀론 등을 내세우며 개헌에 소극적 태도를 보였고 결국 개헌공약은 실현되지 못했다.

선거연령 하향 문제 역시 올해 초에도 공론화됐으나 국회 합의가 불발돼 이번 대선에서는 적용되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정치 공약은 무엇보다도 대통령의 실천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2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개헌을 비롯한 정치 공약은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한 문제로 대통령이 자기희생적 자세로 나서지 않으면 달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