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현동 제1경인고속도 종점
식당 주차장 바닥 크게 균열
이웃 모텔도 피해 민원 빗발
남구 "적법 절차 개입 곤란"
인천 남구 용현동 제1경인고속도로 종점 인근 지역에서 신축건물 공사로 인접한 건물에 금이 가거나 지반이 기울고 있다는 민원이 계속되고 있다.
24일 오전 11시 30분께 기자가 찾은 인천시 남구 용현5동 제1경인고속도로 종점 인근에 있는 음식점 주차장 바닥은 '일(一)'자 형태의 긴 틈이 눈길을 끌었다. 벌어진 틈에 손가락을 넣어보니 3마디가 모두 들어갈 정도로 깊었다.
자동차의 기어를 중립에 놓으니 차가 신축 빌라공사 현장 방향으로 움직일 정도로 바닥이 기울어 있었다. 이 식당 관계자는 "주차장 옆에서 신축 빌라 공사가 시작된 지난 1월부터 주차장에 균열이 가기 시작해 점점 틈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식당 건물을 떠받들고 있는 기둥은 바닥에 단단히 붙어있지 못하고 손가락 한 마디 정도의 길이만큼 떠 있는 불안한 상태였다.
식당 인근 모텔의 피해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 공사장과는 10m 너비의 도로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지만, 모텔 주차장 바닥을 포장한 아스콘 곳곳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균열이 심각한 상태다. 건물을 둘러싼 외벽에도 2㎝ 너비의 균열이 곳곳에서 확인됐다.
해당 건물 관계자들은 인근에서 진행 중인 신축 공사 때문에 주차장이 기울고, 균열이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건물 관계자는 "이곳에서 10여 년 장사를 하는 동안 건물에 문제가 없었는데 공사가 시작되고, 10m 이상 터파기 공사를 하면서 주차장이 갈라지고 기울어졌다"고 주장했다.
이 일대에서 건물 신축공사로 균열이 발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에는 용현2동의 한 빌라에서 인근 신축 공사로 '건물 전체가 공사장 방향으로 내려앉고 있다'는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3월 17일 자 23면 보도)된 바 있고, 용현5동의 또다른 빌라도 인근 주차장 터파기 공사로 외벽에 균열이 가고 있다며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곳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용현동 지역이 갯벌을 메워 만든 곳이기 때문에 지반이 약한 것 같다"며 "남구도 이러한 부분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무분별하게 허가를 내주고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사정이 이렇지만, 남구는 신축건물 공사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어 개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신축건물 건축허가 요건으로 지질조사 등을 받아 인접 건물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하지만 종종 이런 민원이 발생한다"며 "안전진단을 거쳐 원인을 밝히고 보수공사가 이뤄지도록 '중재'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