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암중 공영주차장 건립 갈등
인천시 부평구 동암중학교 운동장 지하에 주차장을 조성하려는 계획을 두고 학부모와 인근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사진은 동암중 인근 이면도로가 주차한 차량들로 혼잡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부평구, 주택가 민원 해소
운동장에 지하주차장 추진

아이들 안전위협 서명운동
주민은 학교용지활용 맞서

인천시 부평구가 동암중학교 운동장 지하에 주차장을 조성하려는 계획을 세우자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주차장 건설 계획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인근 주민들은 심각한 주차난 해소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맞서고 있다.

구는 지난해 10월부터 동암중학교 운동장 지하에 120면 규모의 주차장 설치 계획을 추진 중이다.

동암중학교가 있는 부평구 동암역 주변은 대부분 빌라나 다세대 주택이어서 별도의 주차 공간이 없는 데다 그나마 한 곳뿐인 공영주차장도 49대밖에 수용하지 못해 주차로 인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구는 시에 요청해 8월에 열리는 추가경정예산 심사에서 관련 예산을 확보, 겨울방학부터 학교 주차장 공사를 시작하는 계획을 세웠다.

■ 학교는 아이들 공부하는 곳

동암중학교 학부모들은 다른 방안을 고려하지 않고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며 주차장을 만들려는 행동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8개월에 달하는 공사 기간에 아이들이 운동장을 사용하지 못하는 데다 비산 먼지와 소음 등의 문제로 학습권을 침해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중학교 3학년과 1학년 두 아들을 학교에 보내는 인은영(43·여) 씨는 "활달한 중학교 학생들이 언제 차 앞으로 뛰어나올지 모르는데 동네 차들이 다 모여드는 공영주차장을 운동장에 설치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아이들의 안전도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공사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학부모들은 지난달 인천북부교육지원청에 학부모 150명의 서명이 담긴 '주차장 건립 반대' 서명서를 제출하고, 사업이 계속 추진된다면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 지역 주민들 고통 해소 위해 주차장 만들어져야

지역 주민들은 주차난 해소를 위해 공영주차장 건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다른 곳에 주차장을 설치하기에는 토지 매입비 등 예산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공공시설인 학교 용지에 주차장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의견이다.

주민들은 이미 서울시 등 다른 지자체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학교 운동장 지하에 공영 주차장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근 주민은 "이 일대는 빌라 등 다세대 주택이 많아 주차할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고, 이 때문에 1주일 내내 주차로 인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며 "학습권 침해가 발생할 수 있지만, 6~7개월의 잠깐의 기간일 뿐이다. 차량 출입구를 따로 만드는 등 아이들의 안전을 보장할 방법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부평구 관계자는 "동암역 남광장 지역의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으로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종합적인 방안을 검토해 최종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