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예술인들 인천문화재단 대표 퇴진 기자회견
인천지역 문화·예술인들이 27일 오전 인천문화재단 앞에서 인천시와 인천문화재단의 어설픈 문화행정을 비판하며 대표이사의 사과와 퇴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사운드 바운드' 행사 파행
저작권가로채기 잇단논란
대표이사 사과·퇴진 주장
"창작자 권리보호" 호소도

민간예술단체가 가꿔온 음악축제를 키우라고 배정된 예산을 자체 행사에 쓰려 하고, 창작자의 저작권을 헐값에 뺏으려 하는 등 최근 잇달아 불거진 인천문화재단(이하 재단)의 매끄럽지 못한 문화행정(4월 11·24일자 23면 보도)에 인천지역 문화·예술인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인천의 문화 기획자·예술가·공간운영자 등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27일 오전 10시 재단 본부 앞에 모여 최진용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의 사과와 퇴진, 유정복 인천시장의 '문화주권 선언' 폐기 등을 요구하며 재단과 시의 어설픈 문화행정을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최근 재단은 인천 개항장의 근대 건축물과 이색 공간을 조명하는 음악축제로 성장해 온 '사운드 바운드' 활성화에 쓰라고 책정된 예산을 재단 자체사업에 사용하려다 행사를 무산시킨 바 있다.

또 지역의 문화·역사 등을 토대로 상설공연화할 수 있는 뮤지컬·음악극·무용 등 공연의 시놉시스(줄거리 개요)를 모집하며 '작품의 저작권과 그에 따른 모든 권리는 인천시와 인천문화재단에 있다'는 공고를 냈다가 저작권법 위반 소지가 있자 4일 만에 공고를 수정해 예술인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사운드 바운드를 개최해 온 루비레코드의 이규영 대표는 "시와 재단이 '문화 주권'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창작자의 기본 권리부터 인정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