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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재인(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바른정당 유승민, 국민의당 안철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들이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생방송 토론회에 참석해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서울 국회사진기자단

28일 서울 상암동 MBC스튜디오에서 열린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2차 대선후보 TV 토론회에서 후보들은 현 경제 위기에 공감하며 자신이 위기의 경제를 구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후보들은 이날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른 미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10억 달러 지급 요청 문제와 한미 FTA 재협상 문제를 비롯해 재원 마련을 위한 증·감세 논쟁 등에 관한 질의와 응답을 이어가며 2시간 동안 열띤 토론을 펼쳤다.

이날 토론을 가장 뜨겁게 달군 내용은 '사드'였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사드 배치 비용으로 10억 달러를 우리나라에 요구한 것과 관련, 후보들은 다른 해석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미국의 태도를 비판하며 각각 국회 비준 절차의 필요성과 사드 철회를 주장했다. 

반면, 사드 배치에 찬성 입장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이미 양국 간 합의가 끝난 문제라 비용을 낼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으며,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칼빈슨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갖고 사드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이 이날 재협상 또는 폐기를 주장한 한미 FTA 문제를 두고도 후보들은 공방을 벌였다. 심 후보가 "(안 후보의) 공약을 보면 중기 적합업종과 농업정책에 관심이 없고 선제적 기업투자와 셰일가스 수입을 이야기했는데, 이건 한미 FTA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고 지적했고, 이에 안 후보는 "그렇지 않다. 한미 FTA에서 우리가 문제로 여겨왔던 조항들을 풀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문 후보와 홍 후보는 서로 자신들이 몸담았던 정권에서 한미 FTA를 체결했다고 주장하며 때아닌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사상 최악의 취업난 속에서 각 후보들이 앞다퉈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일자리' 관련 공약을 두고도 후보들은 격돌했다. 특히 문 후보의 공약을 두고 다른 후보들의 집중 공격이 이어졌다. 

유 후보는 "문 후보가 주장하는 소득주도 성장은 가계 소득을 올려야 가능한데, 도대체 돈을 어디서 번다는 건지 명확치 않다"고 지적했으며, 안 후보는 "중소기업이 한 명 더 채용하려고 2명을 고용하지 않고, 또 제반 시설도 필요한데 재원 부분이 빠졌다"며 문 후보의 중소기업 대책 공약을 비판했다.

법인세 문제와 관련해 홍 후보가 "내리진 않더라도 최소한 현상유지는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유 후보는 "법인세 인하가 기업의 투자로 연결되지 않는다. 3% 가량 올려야 한다"고 맞섰다.

앞선 토론회에 이어 이번 역시 후보 간 감정싸움 조짐도 엿보였다. 특히 홍 후보와 심 후보는 수차례 충돌 양상을 보이며 긴장감을 높였다. 앞선 토론회에서 "홍 후보와 토론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심 후보는 

이날 홍 후보를 향한 질문 차례가 되자 "홍 후보와 말을 섞지 않으려 했는데, 토론의 룰은 국민의 권리라 생각해 토론에 임하겠다"고 운을 뗐다. 그러자 홍 후보는 "나도 얘기하기 싫다. 왜 그렇게 모든 게 배배 꼬였느냐"고 맞받으며 팽팽한 기싸움을 펼쳤다.

한편, 저조한 지지율로 당내 내홍을 겪고 있는 유 후보는 이날 마무리 발언을 통해 자신의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유 후보는 "요즘 바른정당이 많이 시끄럽지만, 저는 국민 여러분만 믿고 끝까지 가겠다. 새로운 보수의 희망을 살려달라"고 지지를 당부했다. 문 후보는 지난 토론회에서 유 후보에게 '정책본부장과 이야기하라'고 말한 부분에 대해 사과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