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대선을 앞두고 세월호 인양 시기 문제가 새로운 이슈로 부상했다.

해양수산부가 부처 자리를 늘리려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과 인양 시기를 거래한 정황이 있다는 SBS 의혹 보도에 대해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이 일제히 사실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현 정부가 세월호 인양을 지연시킨 것을 문 후보와 억지로 엮기 위해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이 '가짜뉴스'를 확산시키고 있다고 반격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인 정우택 상임중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문 후보와 해양수산부의 세월호 인양 고의지연 밀거래 의혹과 언론 협박은 어떤 경우에도 있을 수 없는 언론탄압과 정치공작"이라며 "충격 보도가 사실이라면 문 후보는 당장 오늘 후보를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라는 전 국민의 아픔을 자신의 선거에 악용하고 그 의혹을 보도한 언론을 협박해 기사까지 삭제토록 한 것은 물론 해당 언론사의 즉시 사과를 받은 것은 이미 대통령이 된 듯한 오만한 태도"라고 주장했다.

홍준표 후보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 후보가 탄핵 직후 팽목항을 찾아가서 '얘들아 고맙다'고 말한 뜻을 국민이 이제야 알았다고 본다"며 "문 후보는 아직도 세월호 배지를 달고 억울하게 죽은 학생들을 정치에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도 "문 후보 측이 실제로 거래를 시도한 증거가 있다"며 동영상을 증거로 제시했다.

선대위 김유정 대변인이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공개한 동영상에는 문 후보 부산선대위 상임 공동위원장인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달 17일 촬영된 동영상에서 문 후보와 해양수산부 기능을 획기적으로 보강하겠다고 한 대화를 소개하면서 "수산 관련 차관을 신설하는 문제도 진행 단계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는 어젯밤 SBS 보도에 나온 해수부 공무원의 발언과 같은 맥락"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 후보 측 선대위는 이날 하루종일 전방위적 대응에 나섰다. 유은혜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우리는 이번 SBS의 세월호 관련 보도가 단순한 '오보'라고 보지 않는다.

한국당과 국민의당이 사전에 치밀하게 공동 기획한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며 "보도 직후부터 SNS상에서는 양당 지지자들이 글자 하나 다르지 않은 똑같은 '가짜뉴스'를 함께 확산시키고 있다. 누군가 은밀하게 기획하지 않았다면 벌어지기 힘든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죽이기'를 위한 야합을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해철 당 세월호특별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당 소속 의원들도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보도를 '가짜뉴스'로 규정하는 한편, "세월호를 더 이상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며 한국당과 국민의당을 강력히 규탄했다.

한편, SBS 김성준 보도본부장은 이날 공식 입장을 통해 "의도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인식될 수 있는 뉴스가 방송됐다. 이로 인해 상처받았을 세월호 유가족과 문 후보, 시청자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정의종·황성규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