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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프랑스 사상 최연소 대통령에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Macron)은 1977년 12월 생으로 39세 나이가 뭣보다 화제다. 옛날에야 알렉산더가 20세에 대왕이 됐고 나폴레옹이 35세에 황제가, 칭기즈칸도 39세에 제위에 올랐지만 현대사에서도 30대 대통령 또는 총리는 썩 드문 예는 아니다. 스킨헤드(달걀머리)인 벨기에의 샤를 미셸은 2014년 39세에 총리가 됐고 1980년대 이후만 해도 부토 파키스탄 총리가 35세,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이 36세, 아리스티드 아이티 대통령이 37세, 호세 올센 코스타리카 대통령이 39세였다. 2004년 사카쉬빌리 그루지야 대통령도 36세였고…. 마크롱 대통령의 두 번째 화젯거리는 부인 브리지드 트로뉴(Trogne)가 25년 연상에다 애가 셋인 고등학교 은사였다는 거다. 둘은 프랑스 북부 아미앵 고교 때의 사제지간이었고 2007년 29세와 54세로 결혼했다. '트로뉴'라는 이름도 안 좋다. '괴상하고 우스꽝스런 얼굴, 불그스름한 술꾼 얼굴'이라는 뜻이다.

마크롱의 세 번째 화젯거리에다가 기적(?)도 있다. 의석 하나 없이 당선된 거다. 어쨌든 39세 수재인 중도파 마크롱이 프랑스의 '여자 트럼프'인 극우 국민전선 르 펜(Pen)을 크게 누르고 당선됐다. 르 펜이 프랑스 제일주의, EU 탈퇴, 보호무역 등을 주장한 반면 마크롱은 EU 잔류와 안정 추구, 자유무역 등으로 맞섰다. 오바마는 지난 4일 마크롱 지지를 선언했고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 전 총재도 "프랑스가 EU를 탈퇴하면 그 날로 카오스―대 혼돈을 부를 것"이라며 마크롱을 응원했다. 하지만 독일 우파정당(AfD)의 페토리 당수를 비롯해 영국 독립당(UKIP)의 폴 너털 당수, 네덜란드 보수정당(PVV)의 윌다이스는 모두 르 펜의 애국주의를 칭송했다. 결과는 프랑스 국민이 르 펜을 펜으로 싹싹 그어버린 거다. 힐러리 클린턴이 아닌 트럼프를 택한 미국과는 반대로.

우리도 오늘 새 대통령을 선택한다. 밤 11시면 당선 윤곽이 잡힐 거란다. 문재인은 '떼어 놓은 당상'으로 여기고 홍준표는 '대역전극을 구경하라'며 기염을 토했다. 안철수도 승리를 장담했다. 승리 도취와 흥분이 지나쳐 까무러치는 극성팬이나 없으면 좋으련만….

/오동환 객원논설위원